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의 차기 한국은행 총재 지명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상의가 없었다며 '청와대 책임론'을 제기한 것에 대해 "당선인 측의 행태가 다소 황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윤 의원은 "한은 총재로 지명되신 분의 이름 자체가 당선인 측에서 나왔다. 애초 청와대 측에서 그분을 거론한 게 아니다"라면서 "심지어 당선인 측에서 그분에게 의사타진까지 해봤다라더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청와대에 전달된 의견이 당선인 측 의견이 아니라 측근 개인의 생각이라면 정말 심각한 문제"라면서 "청와대와 당선인을 대표해서 만나서 의논을 하고 특정인사에 대해서 이야기까지 하고 평가까지 주고받았는데, 이제 와서 금시초문이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잘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감사위원 임명 문제를 꺼낸 것에 대해서는 "5월 9일까지는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는 게 맞고, 당선인의 의견을 존중해서 인사를 하는 것"이라면서 "대통령 임기 하에 이뤄지는 모든 인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위한 인사인가"라고 되물었다.
또 감사위원 임명에 관해 "인사라는 것이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경우도 있고, 감사원장이 직접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정치적 유불리로만 셈법으로만 따져서 될 일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한은 총재 인사는 물론 집무실 이전 등 다른 문제에 있어서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사이에 마찰이 벌어지는 상황을 두고 윤 당선인 측근, 일명 '윤핵관'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윤 의원은 "양측이 서로 존중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인데, 소위 말하는 윤핵관들을 보면 권성동 의원, 윤한홍 의원 등이 사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정말 입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의 표현들을 한다"며 "역겹다는 표현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런 모습들이 당선인을 제대로 모시는 것은 아닌 것 같고, 나쁜 방향으로 끌고 가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대통령 당선인 주변에 계신 분들이 현직 대통령을 욕보이는 것은 결국 당선인을 욕보이는 것과 같다. 누워서 침 뱉는 격"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 집무실은 이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가정집을 옮기는 게 아니다"라면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할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청와대 이전의 주 근거로 제시된 '대통령과 비서진의 소통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 집무실이 여민관으로 옮겼으니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제기된 비서실 수석 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일견 타당성이 있다. 수석실 제도가 부처를 대변하는 제도가 돼 버리면 총리실과 겹친다"면서 "다만 (윤 당선인 측이 제시한) 민관합동위원회보다는 부처를 아우르는 어젠다별 수석을 두는 것이 오히려 낫지 않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