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우크라에 핵ㆍ화학무기 방어체계 제공할 것”

입력
2022.03.24 16:20
나토, 정상회의 논의 거쳐 지원방안 확정 
방어용 미사일 등 거론… 英, “미사일 6,000기 지원”
백악관 ‘타이거 팀’ 구성…“러 核 사용시 미군 개입 논의”

미국과 서방의 안보결사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의 핵ㆍ화학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방어 체계를 제공할 방침이다. 침공 한 달째 우크라이나의 결사항전에 부딪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러시아의 극단적 선택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24일 예정된 나토 긴급 정상회의에서 이런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화학, 생물학, 방사능, 핵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장비 제공 방안에 합의할 예정"이라며 "사이버 안보 지원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나토가 핵·화학 공격 방어용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상전에서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되레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생화학ㆍ핵 무기 사용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며 “생화학 무기 사용은 전쟁의 본질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토의 지원 대상으로 방어용 미사일 등이 거론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4일 나토 및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영국 총리실이 밝혔다. 영국 정부는 고성능 및 대전차 폭탄 등을 포함한 미사일 6,000기와 자금 2,500만 파운드(400억여 원)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방침이다.

미국은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전쟁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나토·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유럽 방문을 앞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진짜 위협'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비해 바이든 행정부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내에 '타이거 팀'(Tiger Team)이란 이름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비상계획에 들어갔다고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타이거 팀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는 상황을 ‘레드 라인(위험선)’으로 설정, 미군이 전쟁에 개입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청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