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이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거쳤던 고난을 떠올렸다.
지난 23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윤여정이 출연해 지난해 한국 배우 최초로 제93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던 것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윤여정은 '93회 오스카 시상식'을 떠올리며 "나도 믿기지 않았다. 반추를 해보니까 나한텐 그건 사고였다"며 "나는 정말 글렌 클로즈가 받길 원했다. 구경이나 하자는 마음으로 시상식에 갔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필름을 보니 내 이름을 듣고 기다렸다는 듯 일어났다. 무의식 중에 내 이름을 알아들고 일어난 것"이라며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윤여정은 "봉준호 감독이 문을 두드린 것을 내가 그 다음해에 운 좋게 받았다"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자 윤여정은 "나를 안 써준다"라면서도 "봉준호 작품은 해야지"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당시 화제가 됐던 수상소감을 두고 "두 아들이 아니었으면 일하러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족들에 대한 뭉클한 마음을 밝혔다. 그는 "아들들에게 제일 미안한 건, '엄마 음식', '집밥'이 없었다는 것이다. 아들들이 '괜찮아 엄마. 그래서 다 말랐잖아'라고 했다"라 언급했다.
지난 1975년부터 1984년까지 미국 플로리다에서 살던 윤여정은 최근 달라진 위상을 짚었다. 그는 "그땐 공항에서 모르는 나라라며 내 여권을 모른 체 했다. 입국을 못할까 봐 가슴이 벌렁벌렁 뛰며 땀이 났다. 요새는 그런 꼴을 안 당하더라. 이번엔 공항 세관에서 나를 알아보고 난리가 났다. 세상에 오래 살고 볼 일"이라 전했다.
윤여정은 조영남과 1987년 이혼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공백기를 가진 후 다시 연기를 시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윤여정은 당시를 "가장 힘들었던 시기"라 표현했다. 그는 "다시 미국을 들어갈지 고민할 정도로 힘들었다. 잘살고 있나 못 살고 있나 고민할 여력도 없었다"라며 "아무도 찾는 사람도 없고, 일이 필요하니 단역도 다 했다. 돌아와 다시 배우를 시작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김수현 작가가 미쳤냐고 붙잡았다"고 김수현 작가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