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귀향 D-1... "1만명 올 것" 긴장·기대 뒤섞인 대구 사저

입력
2022.03.23 18:25
삼엄한 경비에 곳곳서 행인 검문
입주 당일에 최대 1만명 운집 예상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입주를 하루 앞둔 23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의 박 전 대통령 사저 주변은 막바지 경비·경호 준비가 이어지며 하루 내내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사저 입구와 근처에는 경찰관이 2인 1조로 서서 통행인 신원을 일일이 확인했다. 벌써 쌍계오거리 인근에 45인승 경찰버스가 6개 배치돼, 경찰관들이 삼엄한 경비 근무를 하고 있었다. 사저 앞 공터와 진입로 등에는 환영 인파가 많이 몰릴 것에 대비해 높이 1.8m의 철제 펜스가 설치됐고, 사저 앞 비탈면의 대형 태극기 왼쪽에는 ‘드론 비행·촬영 자제’라는 현수막도 달렸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인 달성군도 주변 환경 정리에 나섰다. 달성군은 사저에서 800m가량 떨어진 임시주차장에 폭 1㎝크기의 흰색 밧줄로 주차 칸을 그리고 사저 인근 보도블록과 연석을 정비했다. 달성군 관계자는 “경찰버스 등 주차 차량을 인근 초등학교 부지에 주차하도록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사저 입주를 준비하는 이들의 긴장과 달리, 지지자들 사이에는 기대감이 넘쳐났다. 평일이었음에도 박 전 대통령의 귀향을 환영하는 지지자들의 발길은 줄을 이었다. 경남 창원시에서 왔다는 지지자 이모(65)씨는 “당일에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 미리 일정을 잡아서 왔다”며 “대통령께서 이제 정치에는 관여하지 않고 인간 박근혜로 건강히 지내셨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말했다

사저 주위에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화환이 늘어섰는데, 그 화환 행렬이 총 340m에 이를 정도였다. 미국에 사는 지지자가 보낸 축하 화환도 발견됐다. 사저 담장에는 이미 지지자들이 붙인 편지가 가득 차 있었다. 지지자들은 "그동안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이곳에서 여생 편안히 지내시라" "거듭 환영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지지자와 보수 활동가들 간에 작은 다툼도 끊이지 않아, 일부 유튜버들과 여성 지지자 사이에 시비가 발생해 경찰이 개입하는 일도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24일 오전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한 뒤 대구 사저로 입주한다. 우리공화당 관계자는 “전국에서 약 1만 명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공화당은 홈페이지에 ‘박근혜 대통령님 사저오심 환영 행사’라는 공지사항을 올려 박 전 대통령이 사저로 오는 길과 시간대를 알리고 지지자들의 환영식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1월 27일 박 전 대통령 측이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부터 대구 사저는 보수 진영의 세력 결집과 세력 과시의 장으로 급부상했다. 박 전 대통령이 부재한 집임에도 지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18일에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 지지자 600여명이 참석한 대규모 환영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류수현 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박성현 대구한국일보 기자 starshin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