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산불, 전체 피해액 80%가 금강송 등 수목이 차지

입력
2022.03.23 16:30
다른 지역보다 숲이 우거진 때문
단위면적당 피해액 상대적으로 많아
장마 이전 긴급벌채·사방사업 등 응급복구
2026년까지 관광 소득 연계 조림사업 추진


사상 최장으로 기록된 울진산불 피해조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수목 피해도 역대급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11시17분 경북 울진군 두천리 도로변에서 시작한 산불은 1986년 관련통계작성을 시작한 후 최장시간인 213시간여 동안 2만923㏊(울진 1만8,463㏊, 삼척 2,460㏊)에 영향을 주고 지난 13일 오전 9시부로 주불이 잡혔다. 역대 최장은 2000년 강원 동해안 산불로 191시간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정부ㆍ지자체 합동조사 결과 23일 현재 울진산불 산림피해액은 1,689억 원으로 집계(잠정)됐다. 산림피해는 1만4,140㏊에 1,368억 원으로, 수목 피해만 1,318억 1,500만 원에 이른다.

이 같은 산림피해는 단위면적당 피해규모가 다른 지역보다 두드러지게 많다. 2년 전 1,994㏊의 산림을 불태운 안동산불 때 수목 피해는 150억 원가량이었다. 1㏊당 8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울진산불에선 1,000만 원에 육박한다. 금강소나무 등 임목 축적량이 유난히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구수곡자연휴양림 내 데크로드, 산불감시카페라, 산불감시탑 등 공유시설 훼손이 4종 4억5,300만 원, 표고버섯재배사 등 사유시설이 7종 9억8,700만 원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연간 80억 원가량의 주민소득을 안겨준 송이버섯 채취 기회 상실 피해는 빠져 있다. 송이버섯은 살아 있는 소나무 뿌리에서 영양분을 얻기 때문에 소나무가 죽으면 나지 않는다. 또 소나무가 어느 정도 커야 하기 때문에 최소 30년은 지나야 다시 채취할 수 있다. 30년간 기회수입 수천 억원어치가 날아간 셈이다.

산림청과 경북도 등은 소실된 산림을 2026년까지 복구한다는 방침이다. 조림과 사방사업, 휴양시설 재설치 등 총사업비는 1,717억 원(잠정)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도는 우선 산사태나 토양유실이 우려되는 지역에 379억6,100만 원을 들여 장마가 오기 전 6월까지 긴급벌채와 사방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어 4월 말까지 항구복구 계획을 수립해 2026년 말까지 8,529㏊의 임야에 1,279억3,700만 원을 들여 조림할 예정이다. 피해지역 중 활엽수 지역은 별도의 조림 없이 자연복원에 맡기기로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조림은 관광, 소득 연계 및 지역특화 수종을 선정하는 등 자연환경을 고려해 추진하겠다”며 “산불로 인해 우려되는 산사태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응급복구를 서두를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는 이재민들에게 1년간 임시조립주택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이후에는 1,600만 원으로 매입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전손 피해 이재민에게 1,600만 원의 주거비를 지원하기 때문에 정부 지원금으로 1년 뒤 조립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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