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러시아 측에서 미국의 에너지 회사 등 사회기반시설 운영 통신망(네트워크)을 탐색한 흔적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경제 제재를 받는 러시아가 미국을 대상으로 사이버 전을 벌이기 위한 사전 준비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22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따르면 FBI는 러시아 해커로 추정되는 이들이 최근 미국의 5개 에너지 회사, 18개 방위ㆍ금융ㆍ서비스 회사의 네트워크 취약성을 살펴본 것으로 확인했다.
네트워크 취약성 탐색 자체가 사이버 공격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사이버 공격의 전조일 가능성이 크다고 미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의 젠 이스털리 국장도 이날 기업 경영진, 지방 정부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전화 브리핑에서 “이는 스파이 활동이 아니라 파괴적 사이버 활동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수개월간 전력공급 회사와 은행들을 대상으로도 네트워크 보안 관련 브리핑을 해왔다.
FBI는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 추적 등을 통해 이들이 해외 사회기반시설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전력이 있는 러시아 해커라고 지목했다. 이들의 탐색 활동은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증했다.
FBI의 관련 보고를 받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최고경영자(CEO) 분기 회의에서 “러시아 정부가 사이버 공격을 할 가능성이 있는 ‘진전된 첩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사회기반시설을 운영하는 미국 민간기업의 사이버 보안 강화를 요청하는 한편,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경우 반격하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