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은 22일 서울 용산 국방부 영내에 있는 합동참모본부를 다른 곳으로 옮겨 신축할 경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추산한 “1,200억 원보다 훨씬 비용이 더 들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앞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고 국방부(일부)가 합참으로 이동하면, 합참은 남태령 수도방위사령부로 이전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럴 경우 건물을 새로 지어야 한다.
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합참 이전 비용’을 묻는 의원들 질의에 “김은혜 인수위 대변인께서 1,200억 원을 이야기하셨는데 저희 추산은 다르다”며 “그보다는 훨씬 많이 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재 합참 청사가 2010년 신축할 당시 1,750억 원가량 소요됐다”며 “당시보다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고 합참 근무자들의 숙소를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수위가 제시한 이사 시점이 4월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과 겹치는 것에도 우려를 표했다. 서 장관은 “그 시기(4월)가 좀 위험하고, 저희한테 부담스러운 시기”라며 “(청사 이전 시) 시기와 기간의 문제를 협의해볼 필요가 있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미훈련은 작전을 담당하는 합참뿐 아니라 청와대가 이전하려는 국방부 청사에서도 실시된다.
서 장관은 또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명분으로 내건 ‘용산공원 개장 조속화’ 계획에도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공원으로 조성하려는 미군기지를 당장 받을 수 있느냐’는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오염을 치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일정이 녹록지 않고 협상해야 될 상황도 많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서 장관에게 “국방부에 지하벙커가 있느냐”고 대뜸 묻기도 했다. 이에 서 장관은 “그런 질문은 개별적으로 하거나 비공개로 해주셨으면 한다”며 난감해 했다. 윤 당선인이 20일 기자회견에서 조감도를 꺼내 보이며 국방부와 합참 지하벙커 위치를 공개한 것을 겨냥한 질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