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친중(親中) 행보가 도마에 올랐다. 미 정치권은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와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첨단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크리스 스튜어트 미 공화당 의원은 최근 국가정찰국(NRO) 등에 중국 정부와 스페이스X 간 관계에 대한 의회 보고를 요청했다. 중국 관련 기업이 스페이스X에 투자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비상장기업인 스페이스X에 중국 자본이 투입됐는지 여부는 확인된 바 없다. 다만 스튜어트 의원은 "머스크와 스페이스X의 팬이지만 중국과 재정적으로 얽혀 있다면 누구나 우려할 것"이라며 "의회는 이것을 바람직하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의원도 지난해 12월 스페이스X를 겨냥해 중국이 제3자를 통해 우주 기술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방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을 비롯한 정부 기관이 중국 기업과 계약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민간 우주 기업에 대한 중국 기업의 투자 내용 공개를 확대하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테슬라는 중국과 관계가 돈독하다. 중국 IT공룡 텐센트는 2017년 테슬라 주식 5%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당시 머스크는 "텐센트가 테슬라의 투자자이자 고문이 된 것을 환영한다"고 반겼다. 이후 테슬라는 중국 정부의 광범위한 지원을 받아왔다. 중국 당국은 2019년에 문을 연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과 관련 저금리 대출과 저렴한 공장 부지를 제공했다. 또 2018~2019년 미국 공장 생산량 부족으로 자금난을 겪었을 때도 중국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해결했다.
지난해 미국이 인권탄압을 이유로 중국 신장자치구산(産) 상품 수입을 전면 금지했었을 때에도 테슬라는 신장 우루무치에 첫 자동차 대리점을 열어 중국과의 관계를 다졌다. 머스크는 지난해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트위터에 "중국이 달성한 경제적 번영은 매우 경이롭다"며 중국 정부를 치켜세우는 한편 미국을 향해 "중국에는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많지만 미국엔 점점 현실에 안주하는 오만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비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