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유럽을 처음 방문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직접 방문에는 선을 그었다. 다만 미국은 러시아를 압박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기조는 유지했다. 미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최근 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 ‘킨잘’을 두고 “게임체인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미 백악관은 20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동맹, 주요 7개국(G7) 정상, 유럽연합(EU) 지도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국제적 노력을 논의하고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서는 심대하고 전례 없는 비용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25일 폴란드를 찾아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번 (바이든 대통령) 유럽 방문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지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공에 맞서 전 세계를 계속 규합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계획은 없다”라고 확인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피란민 200만 명 이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나토의 동유럽 최전선 국가인 만큼 미국에서 증파된 병력이 배치됐고, 우크라이나행 지원 무기들도 거쳐 가는 길목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폴란드로 이동해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는 시나리오도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다. 이 같은 상황이 러시아를 자극하고 미러 간 직접 무력충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 16일 폴란드·체코·슬로베이아 3국 총리는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대신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직간접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정상과 전화통화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0일 미 CBS방송에 출연, 러시아군이 18일과 이날 사용한 극초음속미사일 평가 질문에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현재의 미사일방어망으로 막기 어려운 극초음속미사일을 러시아가 쏘더라도 전쟁 판세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라는 의미다.
이어 “이런 종류의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전쟁의) 모멘텀을 회복하려 하기 때문인 것 같다”며 “정말 (러시아에) 정밀 유도탄이 부족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생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용할 경우) 매우 심각한 단계”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 대로 우리는 그것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미 CNN방송에 출연, “러시아는 18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화학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는 거짓 혐의를 갖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나타났다”며 “이는 러시아의 ‘가짜 깃발 작전’ 노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