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석열 당선인 집무실 이전에 "법률적·예산상 불가능"

입력
2022.03.20 13:30
윤석열 당선인 "집무실 용산 이전" 발표
민주당 의원들 동시에 강하게 비판
이상민 "용산시대 공약 파기...윤 정부 미리 보는 듯"
채이배 "허니문 기간부터 부부싸움 말자"
조정식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초법적 권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청와대 집무 이전 추진을 두고 20일 더불어민주당이 '졸속 행정'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 이전은 인수위 업무가 아니고 법률상, 예산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윤 당선인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 국방부 청사 이전 발표는 국민과 좀 더 소통하겠다는 애초 취지와 가장 먼 결정"이라면서 "소통은 경청에서 비롯됨에도 수많은 국민의 반대도 깡그리 무시했다. '당선되면 소상공인 50조' 약속은 어디 가고 자기 살 집 보러 다니는 당선인을 보면서 소상공인들도 황망해한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취임도 안 한 당선인 신분으로 대한민국 국방부부터 선제타격할 줄은 어떤 국민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스스로 약속한 광화문 청사로의 이전이 어렵다면 청와대 담장을 허물고 좀 더 폭넓게 국민에게 개방한다고 했다면 민주당부터 환영했을 것"이라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 신중하게 검토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 혼란을 부추기는 이전 강행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내부의 문제점을 자주 지적해 '미스터 쓴소리'로 꼽히는 이상민 의원조차 당선인 비판에 나섰다. 이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이라는) 대선 공약의 첫 번째 파기이고, 공약 자체가 졸속 부실하게 만들어졌음을 자인한 꼴"이라면서 "용산 국방부로의 이전 결정 또한 졸속 부실한 결정이면서 매우 잘못된 결정이다. 앞으로의 국정 운영을 보는 듯하다. 너무 걱정"이라고 했다.

채이배 민주당 비상대책위원도 페이스북에 '허니문 기간에 부부싸움으로 법원에 가지 맙시다'란 제목의 글을 올려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법률적으로, 예산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채 위원은 "인수위법에 따르면 집무실 이전은 인수위 업무가 아니다"라며 "취임 후 추경을 하면 모를까 다른 예산을 사용하면 불법이다. 법치를 강조해 온 윤 당선인이 취임도 하기 전부터 불법을 자초하는 것은 두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소통을 정말 원한다면, 지금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집무실 이전은 월권행위... 소통 원하면 재고해야

조정식 민주당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 당선인은 초법적이고 국방 안보를 위협하고 세금을 낭비하는 두꺼비집 놀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국민들은 지금 윤석열 인수위가 국정과 민생을 챙길 시간에 새집타령 놀이를 하는 것을 보며 지난 대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직인수법에는 (인수위 업무가) 국무위원 후보자의 검증이나 새 정부 정책기조 준비, 취임행사 준비, 정부 조직과 기능 및 예산 현황 파악 등에 국한된다"며 "한마디로 초법적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전 비용도 문제다. 일각에서는 1조 원 가까운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고 비판하고 있다"며 "인수위 예산은 직무법위 내에서만 사용이 가능한데 무슨 돈으로 하겠다는 것인지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방부가 없었던 이전 비용을 갑자기 마련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세금을 엄한 곳에 낭비하는 꼴"이라며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 반발 등으로 유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허리가 휘는 마당에 이 무슨 해괴망측한 일인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각종 논란에도 윤 당선인 측은 이날 오전 11시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로 이전하는 안을 확정‧발표하면서 기존의 청와대를 "임기 시작인 5월 10일에 개방해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졸속 추진 논란에 "우려도 알고 있다. 그러나 일단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면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벗어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했다"며 "국가 안보와 국민이 먹고사는 민생, 코로나 위기 극복 역시 빈틈없이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