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 구상과 관련,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속으로'를 무조건 지지하지만 특정 방식에 얽매여 조급증을 내지 말자"며 "공간보다 마음의 문제"라고 공개 발언했다. 윤 당선인 측이 취임 전 빠른 이전에 무게를 두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속도조절 필요성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윤 전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서 "'국민 속으로'는 '국민이 언제나 편히 찾아올 수 있게'로도 구현될 수 있다"며 "국민의 일상을 망가뜨리며 굳이 그속을 파고들 필요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청와대는 어떤 의미에서 혐오시설"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출퇴근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교통통제로 서울시민의 원한을 살 것이고, 근처는 시위와 소음으로 시달린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청와대를 돌려준다면서 또다른 청와대를 지정해 불편을 주고, 철통 경호와 고립이 변함없다면 '왜 나왔음?'이란 질문이 따라붙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의원은 대통령의 집무실이나 관저를 청와대가 아닌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보다, 청와대를 일정 부분 개방하고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국민에게 돌려줄 생각을 하신 이상, 밖에다 새로 성곽을 쌓을 생각을 하기보다 기존의 성곽을 허물고 대통령의 권위적 공간을 줄이는 게 어떨까"라며 "미국의 백악관도 상당 공간을 국민에게 개방하고 건물내까지 아이들의 참관을 열어놓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업무공간은 많은 이들과 벽하나만을 사이에 놓고 드나드는 구조여야 한다"며 "현재 (청와대) 건물을 증축하거나 공간을 재구조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윤 전 의원은 "무엇보다 '국민속으로'는 공간보다 마음의 문제"라며 "항상 언론과 소통하고 질문에 대답하려는 자세야말로 불통에 지친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방식이 아닌가 싶다"며 글을 맺었다.
윤 당선인은 대선 기간 '제왕적 대통령제'를 상징하는 청와대를 해체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인수위 내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검토 결과, 경호와 보안, 의전 등을 고려해 대통령 집무실 등을 용산 국방부 청사 혹은 광화문 외교부 청사로 이전하는 안을 검토중이다. 김은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은 앞서 "윤 당선인이 기존 청와대로 들어갈 가능성은 제로"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