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성공하려면

입력
2022.03.2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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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 당시 각 후보들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정보통신 혁명을 한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국가의 역할로 규정했다. 특히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공약을 국민과의 소중한 약속으로 여기고 철저하게 준수하겠다는 굳은 결심을 피력했다.

당선인이 제시한 공약 중 '디지털 플랫폼 정부'에 관심이 크게 쏠린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민 개개인 맞춤형 정책을 구현하는 정부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정부 기능을 효율화하고 대국민 서비스를 최적화한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구현해서 정부가 디지털 산업의 매개체와 촉매제가 되고, 혁신적인 산업의 발전을 돕기 위해서는, 우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기업의 혁신적인 성장을 정부가 최대한 뒷받침해야 한다. 이미 현장에서는 데이터가 모든 산업과 경제 전반에 걸쳐 새로운 가치 창출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2000년 이후 포천 5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사라진 주요 원인이 '디지털'이라는 지적(피에르 낭텀 전 액센츄어 CEO, 2016)이 있고, 지난해 유니콘 기업으로 새롭게 선정된 당근마켓, 직방 등 기업들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기업이다. 정부는 이처럼 데이터를 활용한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야 한다.

정부 역할의 다른 한 축은 국민의 개인정보보호다. 이를 위해서는 세 가지 사항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첫째, 데이터의 보호와 활용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 과정에서 대규모 데이터 공유, 개방, 수집이 수반되는데, 데이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인정보보호와의 갈등이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될 것이다. 따라서 데이터 활용 과정에서 수반되는 개인정보 침해 문제를 조화롭게 해결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둘째,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보안정책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플랫폼 정부 구현을 위해서는 정부부처 간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이 필수다. 이를 위해 데이터 표준화와 함께 개인정보 유출을 철저하게 막기 위한 데이터 보안정책의 수정이 있어야 한다.

셋째, '마이데이터(My Data)' 사업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현재 금융 분야에 도입됐으며, 향후 공공 및 민간 전 영역까지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마이데이터의 일반법적 근거인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을 반영한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가 절실하다.

작은 구멍이 큰 댐을 무너뜨릴 수 있듯이, 개인정보보호에 실패한다면 데이터 활용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 확실한 개인정보보호를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의 모범이 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구축하고, 데이터 선도국가로 도약하길 기대한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