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시작돼 열흘 만에 꺼진 울진삼척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됐던 북부지방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조영준 조장은 "(정부 예산이 확보돼) 야간근무수당 등 처우가 많이 개선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조장은 17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초과수당이 보장되는 게 맞지만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서 대체휴일로 대신 지급받고 있다"며 이 같은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휴일이 많이 쌓이다 보니까 적절하게 쓰기도 힘들고 휴가가 몰리면 어려운 점도 있어서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림청 소속인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산불이 발생하면 주로 산림 안에서 진화작업을 수행한다. 큰 길가나 도로변에서 민가 등 시설물 보호를 위해 불을 끄는 소방관과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이다. 이번에도 특수진화대는 산의 능선을 타고 다니며 주·야간 가리지 않고 산불의 최전선에서 진화 작업에 나섰다. 이들은 정규직 직업공무원인 소방관과 달리 무기계약직이었다가 몇 년 전 공무직으로 전환됐지만, 처우는 여전히 열악하다고 답답해하고 있다.
사상 최대 피해를 낸 이번 산불 진화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을 진행자가 묻자 그는 "밤샘 작업을 2박3일 정도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체력적으로 가장 힘들었다"며 "야간에 길 확보가 안 된 상태에서 작업해야 되니까 안전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했던 점이 조금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조 조장은 특히 "주간에는 헬기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운행에 어려움이 없지만 야간 진화 때는 (작업 가능한) 헬기가 우리나라에 한 대밖에 없다"며 "야간에 진화 가능한 헬기가 좀 더 확보돼서 효율적 산불 진화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쉬우면서도 흐뭇했던 기억도 있다. 그는 "밤샘 진화작업을 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숙소로 이동할 때 커피숍에 '소방관 음료 무료' 라고 써 있는 문구를 봤다"며 "소방관은 아니지만 우리도 산불진화를 하고 왔는데 소외받는다는 생각이 들어 서운했다가 사장님께서 새까만 복장을 보시고는 흔쾌히 음료를 제공해주셔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불을 소방관들이 다 끈다고 많이들 생각하시는데 산불이 발생하면 산불현장 최일선에 우리 산불재난특수진화대가 열심히 산불을 끄고 고생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산불은 사람의 작은 실수로 발생하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조금 더 조심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