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 1년... 바이든 "인종차별 증오 끝내기 위해 행동해야"

입력
2022.03.17 09:02
지난해 3월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서
마사지숍 대상 총기난사... 한인 4명 등 8명 숨져
희생자 아들 "아시아인이라 표적 됐다" 울분


지난해 3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마사지숍 대상 총기 난사 사건 1년을 맞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여성 혐오와 인종차별주의, 증오를 끝내기 위해 할 일이 많다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사건이 발생한 애틀랜타에서는 수백명이 모여 반(反)아시아 폭력 및 차별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한인 여성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애틀랜타 총격 1년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이 끔찍한 살인은 미 전역의 공동체에 충격을 주고 우리나라가 인종차별주의, 여성 혐오, 모든 형태의 증오, 또 이 극단주의를 가능케 하는 만연한 총기 폭력과 싸우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은 인종뿐만 아니라 성별 때문에 표적이 되는 복합적인 피해를 경험하고 있다”며 비극에 직면해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준 희생자와 가족, 애틀랜타 공동체에 경의를 표한다고도 말했다. 또 희생자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이 희생은 반아시아 감정, 성별에 기초한 폭력이라는 미국의 오랜 잔재를 대비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총기 폭력에 전반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이 비극(애틀랜타 총기 난사 사건)은 만연한 총기 폭력을 다시 상기시키는 일”이라며 “우리 행정부는 1년간 어느 행정부보다 총기 폭력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행정 조처를 했지만 더 해야 한다. 의회가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여성폭력대응법 재승인을 기념하는 백악관 행사 연설에서도 애틀랜타 총격으로 6명의 아시아계 여성이 희생됐다며 “이 끔찍한 살인은 여성 혐오와 인종차별주의, 모든 형태의 증오를 끝내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여전히 있음을 상기시키는 것”이라며 “우리는 결코 이 모든 것을 끝내지는 못하겠지만 절대 노력을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애틀랜타 중심가에는 약 200명이 모여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 “아시아인들은 정의를 누릴 자격이 있다”는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었다. 애틀랜타 총격사고 희생자 고(故) 유영애 씨의 차남인 로버트 피터슨은 이날 모임에 참석해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아들로서,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만연하다는 것은 오랫동안 알고 있었다”고 털어 놨다. 또 이 같은 종류의 사건에 대해 “이를 인종적인 동기가 있는 범죄라고 부르는 것은 중요하다”며 “어머니는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의 표적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해 3월 16일 애틀랜타 풀턴 카운티 스파 2곳과 체로키 카운티의 마사지숍 1곳에서 로버트 애런 롱이 총기를 난사해 8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희생자 8명 가운데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었으며 이 중 4명이 한인이었다. 롱은 지난해 체로키 카운티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현재 풀턴 카운티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에도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하는 증오범죄 의심 사건은 계속해 발생하고 있다. 뉴욕에서는 지난 14일 40대 흑인 남성이 60대 아시아 여성에 욕을 한 뒤 쫓아가 125차례 주먹으로 구타하고 7차례 발길질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15일에도 뉴욕에서 25세 남성이 차이나타운 아파트에서 한국계 젊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이 남성이 여성을 미행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 수십 차례 찔렀다고 설명했다

김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