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를 비롯한 서울대 재학생 11명에게 코로나19 확진 경험을 묻자 7명이 손을 들었다. 김씨는 "아마 곧 집단 면역으로 나아갈 것 같다"는 자체 전망까지 자신있게 내놓았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40만 명을 돌파한 16일 대학가는 불안하기보다 들뜬 분위기였다. 이날 점심시간 서울대 관악캠퍼스 내 학생식당 앞은 삼삼오오 모여 함께 식사를 하려는 학생들로 붐볐다.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신입생 네 명도 수업을 마치고 학생식당을 찾았고, 코로나19로 지난해 입학 첫해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 일명 '코로나 학번'들도 한 테이블에 모여 앉아 식사를 했다. 아직 테이블마다 투명 가림막이 세워져 있어 단절된 느낌은 여전하지만, 표정만은 하나같이 밝았다.
식당을 벗어나도 오미크론 유행 이전의 긴장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식사를 마친 재학생들이 빙 둘러서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담소를 나눴다. 물론, 마스크는 잠시 내린 채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일상화된 이후 보기 어려웠던 7명 이상의 무리도 종종 보였다. 스스럼없이 친구의 팔짱을 끼거나 가까운 거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연일 이어지는 코로나19의 폭발적인 확산세에도 대학가에서 불안감을 찾아보기 어려운 데에는 대면수업의 증가도 한몫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대면수업을 고수했던 서울 주요 대학들이 이번 학기부터 본격적인 대면수업 전환을 시도 중이다. 서울대, 숭실대, 한양대는 대면수업을 기본 원칙으로 채택했고, 중앙대, 이화여대 등은 수강인원, 요일 등 자체 기준에 따라 대면수업을 허용하고 있다. 서울대 수의예과 신입생 한수연(18)씨는 "대면수업 전환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많이 설렜다"며, "동기나 선배들도 대학생활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대부분 대면수업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상회복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와 설렘에도 불구하고 팬데믹의 그림자는 아직 교내 곳곳에서 포착된다. 학생식당마다 앞과 옆을 차단하는 비말 방지용 투명 가림막이 설치돼 있고, 학생들은 아직도 방역 안내문 때문에 반쯤 가려진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식사를 해야 했다.
이날 서울대 교내에 설치된 신속 코로나19 분자진단검사소(이하 신속 PCR검사소) 세 곳도 점심시간이 되면서 붐비기 시작했다. 자연대 앞 신속 PCR검사소에서 근무하는 이동명(23)씨는 "전에는 세 군데 다 합해서 일일 검사량이 총 1,000건 정도 됐는데, 확진자가 폭증한 이후 자연대 검사소에서만 하루 약 400건 정도 나온다"고 전했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엄격한 출입통제도 계속되고 있다. 중앙대 서울캠퍼스 정문에 설치된 컨테이너형 검역소에서는 모든 출입자의 체온을 재고, 해외 출입국이나 확진자 밀접접촉 여부를 따졌다. 건물마다 출입구에 붙어 있는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 '외부인 출입금지' 팻말은 이미 익숙한 풍경이다.
이날 만난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기록에도 불구하고 대면수업을 유지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대 신입생 한모(18)씨는 "대면수업이 훨씬 더 효율이 좋은 상황이라 계속 유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완전한 일상으로의 회복은 아직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중앙대 체육교육학과에 재학 중인 신윤경(19)씨는 "40명 이상 이론 수업에 한해서는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다는 학교의 원칙이 있는데, 아직까지는 (다중 대면수업이) 무서운 감이 있어서 이 원칙만은 계속 지켜졌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