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 윤호중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앞서 의원 개별적인 비토 의견이 제기됐으나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가 사실상 사퇴 촉구 의견을 전달키로 하면서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정적 당 운영을 위해선 현 비대위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윤 위원장은 잇단 사퇴 요구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86그룹이 중심인 더미래는 16일 서울 여의도 서울시당 대회의실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평가와 우리의 할 일'이라는 주제로 제181차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대선 당시 원내대표였던 윤 위원장이 당의 혁신과 쇄신을 목표로 하는 비대위를 이끄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주로 개진됐다.
한 참석 의원은 "대선 패배 책임을 함께 져야 할 사람을 '얼굴'로 삼아 지방선거를 치르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윤 위원장을 대신할 '새 얼굴'로 원혜영 전 의원,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등이 거론됐다.
다만 지방선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등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윤 위원장의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대신 '다수가 사퇴를 원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윤 위원장에게 별도로 전달하기로 했다. 더미래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회의 결과를 가감 없이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두관 의원 등이 윤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으나, 집단적 퇴진 요구는 처음이다. 전날 초선 모임 '더민초' 회의에서도 일부 초선들이 윤 위원장의 퇴진을 언급하는 등 당내 비토 여론이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박용진 의원도 이날 "(비례) 위성정당 창당을 '불가피한 창당'이었다고 하는 윤 위원장의 인식이 적절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14일 공식 출범한 윤 위원장 비대위 체제는 초기부터 난관에 부딪히면서 쇄신 동력도 떨어지고 있다. 윤 위원장은 그럼에도 이날 광주에서 현장 비대위 회의를 여는 등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더미래의 회의 결과와 관련해 "내일 재선 의원 간담회도 있고, 초선의원 간담회도 있으니 충분히 말씀하실 것"이라며 "제가 직접 듣고 그다음에 입장을 얘기하겠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