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의 긴급구제조치 권고에도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를 겨냥한 보수단체의 방해 행위가 계속되자,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수요시위 참여 단체가 법적 조치에 나섰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여장연), 평화나비네트워크, 전국여성연대 등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 보수 성향의 단체 대표와 유튜버를 모욕, 집회 방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모욕 발언을 직접 들은 정의연과 여장연이 고소인으로, 나머지 단체들이 고발인으로 동참했다. 피고소인은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 성명불상 유튜버 등 10여 명이다.
이용수 할머니도 주옥순 대표, 김상진 사무총장, 김병현 대표 등 5명을 고소했다. 법률대리인 박경찬 변호사는 "이들 단체는 위안부가 거짓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이용수 할머니를 포함한 위안부 피해자 모두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와 단체들은 고소·고발장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자 엄벌을 촉구했다.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은 "지난 1년간 수요시위 현장에선 각종 혐오와 역사 부정이 난무했다"며 "피해자를 두 번 모욕하고 죽이는 행위에 경종을 울리려면 현행법상 최대한의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허수경 평화나비네트워크 전국대표는 "(보수단체에서) 수요시위 참가자들을 향해 역사교육을 잘못 받았다거나 위안부로 끌려가봐야 정신 차린다는 등 매번 욕설을 내뱉는다"고 호소했다. 대학생이 주축인 이 단체는 이달 초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으로부터 집회 방해 혐의로 고소됐다. 허 대표는 "대학생 회원들이 사회에 첫발을 떼기도 전에 정의를 외쳤다는 이유로 고소당했다"고 비판했다.
이날도 수요시위 현장에선 반대 단체의 원색적 비난이 이어졌다. 이들은 수요시위에 앞서 서울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 부근에서 집회를 열었다.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은 소녀상에서 70m가량 떨어진 장소에서 수요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바로 옆에서 "군인이 민간인을 납치한다는 건 삼류소설조차 안 된다" 등 폄훼성 발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