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즌 연속 '메날두' 없는 챔스 8강

입력
2022.03.1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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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챔스 16강전 AT마드리드에 0-1 패배
호날두, "트로피 원한다"며 친정 왔지만 무관 위기
메시 영입한 PSG, 최악 챔스 성적표에 충격
리그 활약에도 야유 받은 메시 벌써부터 방출설

벌써 두 시즌째다. 유럽 축구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8강 문턱에서 다시 고배를 마셨다. 둘 모두 팀을 바꿔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하지만 흘러버린 세월 탓일까. 쟁쟁한 별들의 무대에서 '마지막 한번'이라는 드라마는 이번에도 허락되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16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21~22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홈 경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에 0-1로 패했다. 지난달 24일 원정 1차전에서 1-1로 비기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던 맨유였다. 팀도 상승세에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맨유는 안방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날카로운 기회는 번번이 골키퍼 얀 오블라크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41분 균형이 깨졌다. 주앙 펠릭스의 힐패스를 받은 앙투안 그리에즈만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안 모서리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헤낭 로지가 골 지역 왼쪽에서 머리로 받아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호날두는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90분 넘는 시간 동안 수비진에 발이 꽁꽁 묶여 단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사흘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모습과 180도 달랐다.

호날두가 12년 만에 친정 맨유로 복귀한 이유는 챔피언스리그 때문이었다. 그는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릴 빅클럽을 원한다"며 유벤투스(이탈리아)를 떠났다. 하지만 오히려 호날두는 이번 시즌 그 어떤 트로피도 들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맨유는 이미 이번 시즌 리그컵(카라바오컵)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는 32강에서 탈락했다. 유일하게 가능성이 있는 건 리그 우승이지만, 9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1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70)와 승점 차이가 20점에 달한다. 일부 팬들 사이에선 호날두라는 거물이 오면서 맨유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메시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파리 생제르맹(PSG)는 10일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경기에서 1-3 참패를 당하며 종합 점수 2-3으로 탈락했다.

이미 충분한 스타 플레이어가 있고 매해 압도적인 성적으로 프랑스 리그1 우승을 거머쥐던 PSG가 메시를 영입한 이유는 오직 챔피언스리그때문이었다. 메시-네이마르-음바페로 이어지는 'MNM' 초호화 공격진을 구성해 유럽을 재패하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 선발 출전한 메시는 실망스러웠다. 90분 동안 슈팅 2개에 그쳤고 공격 포인트도 올리지 못했다. PSG는 메시를 영입하고도 오히려 앞선 두 시즌(준우승·4강)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

팬들의 실망감도 컸다. 메시는 사흘 뒤 홈에서 열린 정규리그 보르도와의 경기에서 3-0 승리를 이끌고도 관중에게 야유를 받았다. 현지 언론들은 구단이 1년 만에 메시를 방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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