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고' 충격 속 출범하는 새 정부…임기 첫해 3% 성장 가능할까

입력
2022.03.15 22:00
8면
[Y노믹스 과제] <2>저성장·위기극복
환율·금리·물가 등 3고가 경제 성장 짓눌러
코로나 피해 회복 지원에 역량 집중 필요
성장률 목표 낮추고 안정적 성장에 목표 둬야

새로 출범할 윤석열 정부가 맞닥뜨릴 경제 환경은 결코 만만치 않다. 우선 물가·금리·환율이 일제히 오르는 ‘3고(高)’ 현상’이 현실화하면서, 코로나19 이후 회복을 준비하던 우리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

대외 환경도 불확실하다. 미국 등 주요국은 코로나19에 대응해 풀었던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본격적인 긴축에 나섰고, 예상치 못했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원자재 가격 상승을 더 부채질하고 있다. 모두 우리 경제 성장 엔진인 수출에 타격을 주는 요인들이다.

'3고 충격' 엎친 데 전쟁·추경 덮친 경제

15일 경제계 분석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의 첫 시험대는 '3고' 충격 대응이 될 전망이다. 고금리와 고물가에 이어 환율까지 높아지는 ‘3고’ 시대가 점차 현실화하면서, 우리 경제가 받는 충격 역시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 3.2%를 기록한 뒤 최근 4%대를 넘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로 저금리 시대도 끝난 지 오래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6%대를 육박하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는 소비위축과 가계 이자 부담을 높여 내수 경기에 타격을 입힌다.

환율 역시 비상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시장에서 전망하는 ‘상방 지지선’인 1,250원에 육박하고 있다. 고환율은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3고 현상으로 우리 경제가 탈출구 없는 코너로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윤석열 정부는 물가 안정을 꾀하면서도 경제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난제 속에 출범하게 된 셈이다.

흐릿해지는 '3% 성장' 목표… "현실 냉정히 진단해야"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처한 경제 상황을 냉정히 인식하고, 우선 코로나 피해 복구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윤 당선인이 재차 강조한 50조 원 안팎의 소상공인 지원 등은 피해 복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다만 물가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재정 풀기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예산 집행 시기와 그 규모 등은 세심히 결정해야 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2차 추경은 경기와 물가를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예상치 못한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소비심리, 투자심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률 3% 달성 등 현 정부가 제시한 목표를 과감히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무리하게 목표 달성을 추구하기보다는 현실을 냉정히 진단하고 대응하는 것이 안정적 회복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현 정부처럼 ‘재정’을 통해서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려 할 수는 있겠지만, 인플레이션 같은 부작용이 더 커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현실적 목표를 다시 제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