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간 이근, 생존 신고... "매일 전투하느라 바빠"

입력
2022.03.1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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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SNS에 잇따라 글 올린 뒤 삭제

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해군특수전전단 대위 출신 이근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생존 소식을 직접 알렸다.

이씨는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살아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서부지역 훈련기지를 공습해 외국인 용병 180여 명을 제거했다는 주장이 그의 사망설로까지 번지자 직접 해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씨에 따르면, 함께 우크라이나로 간 대원들은 안전하게 철수했다. 혼자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이씨는 "매일 전투하느라 바쁘다"며 "연락하지 마라"는 글도 남겼다.

이씨는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2계'로 저장된 인물과 대화를 나눈 사진도 캡처해 올렸다. 그는 "외교부, 경찰청, 국민 여러분 모두 걱정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제가 지금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했다. "현장 상황이 많이 심각하고, 모든 파이터들이 철수하면 여기 더 이상 남을 게 없을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우크라이나를 도와드리겠다"는 게 이씨의 말이다.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여행 금지 지역으로 지정했다. 우크라이나에 무단 입국해 여권이 무효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씨는 "제 여권은 아직 무효화 안 됐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무효화돼도 입국은 언제나 가능하다"고 적었다.

이날 이씨가 올린 게시글 두 건은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삭제됐다. 이씨가 우크라이나 출국 전후에 올린 다른 사진도 모두 지워진 상태다.

외교부는 8일 이씨를 상대로 여권법에 따른 행정제재를 진행 중이고, 형사고발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양승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