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에 무게 실은 인수위 구성, 다양성은 보완해야

입력
2022.03.1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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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5일 기획조정, 정무사법행정, 경제1, 외교안보 분과의 간사와 인수위원을 임명했다. 경제2, 과학기술, 사회복지문화 분과 인선이 남아 있지만 전체 7개 분과의 절반 이상 인선이 확정됨으로써 인수위의 대략적인 윤곽은 드러난 셈이다.

인수위 인사에서는 윤 당선인이 여러 차례 강조한 대로 능력 위주 인선과 국민 통합의 의지가 드러난다. 인수위원에 상대적으로 정치인이 적다는 점에서 인사에서 정략적이거나 기계적인 안배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어느 정도 지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외교안보와 경제는 대학 교수, 전직 관료 등 전문가로만 채웠다. 관료도 차관 경험자를 발탁한 것은 얼굴 중심 인사를 지양하겠다는 취지로 읽을 수 있다. 앞서 국민통합위, 지역균형발전특위, 취임식 준비위 등을 옛 민주당계 의원이나 민주당 정부 출신 인사에게 맡겨 국민 통합의 모양새도 갖췄다.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초까지 인수위 전체 구성을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 인사만 보더라도 우려할 만한 부분이 없지 않다. 외교안보 분과는 이명박 정부에서 안보 정책을 주도했던 이들의 귀환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시는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의 핵폐기 우선 원칙을 고집해 결과적으로 남북관계가 심각하게 불안정해졌다.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선제 타격, 사드 추가 배치 등 공약으로 불러온 우려를 더 키우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인수위에서 여성 분과가 사라지는 등 다양성 부족 지적을 흘려들어서도 안 된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이행에 대해서는 이미 적지 않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물론 해외에서도 흔한 '여성 장관 30%' 같은 기준은 성별 다양성을 정책에 반영하려는 취지이지 여성이라면 능력이 없어도 쓰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게다가 여성에 대해 무슨 대단한 특혜라도 있는 것처럼 일부 청년 세대의 불만을 앞세워 할당제 폐지 운운하는 것은 젠더 갈등 조장밖에 안 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