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직전이었던 지난달 전국 주택시장에서는 관망세가 이어졌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집값은 떨어졌고 지방은 상승세가 주춤했다. 반면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6개월 만에 반등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0.03% 올라 1월(0.10%)에 비해 상승폭이 줄었다. 수도권(0.06%→-0.03%)은 하락 전환됐고, 지방은 0.08% 올랐지만 상승률은 전월보다 0.06%포인트 축소됐다.
수도권 하락 전환에는 서울의 영향이 컸다. 서울은 주택 매매가격이 1월(0.04%) 대비 0.08%포인트 떨어지며 변동률 -0.04%를 기록했다. 특히 매수세가 끊긴 강북(-0.06%)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강남(-0.02%)은 11개 자치구 모두 1년 9개월 만에 하락 전환됐다.
경기는 매물이 누적되며 변동률 -0.04%를 나타냈고 인천(0.06%)은 전월 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전세가격 하락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관망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오름세가 둔화된 지방에서는 광주(0.23%)와 부산(0.05%)이 교통환경 개선, 정비사업 기대감으로 상승했으나 대전(-0.08%)과 대구(-0.28%)는 거래량 감소와 입주 물량 영향으로 큰 낙폭을 보였다.
상승세를 이어온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보합(0.00%)이 됐다. 수도권(-0.07%)은 하락 전환됐고 지방(0.06%)은 상승폭이 줄었다.
주택 매수 심리는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상승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8.5로 전월 대비 2.7포인트 높아졌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월에 비해 집값이 오르고 거래가 증가할 거란 응답자가 많다는 뜻이다. 95 이상 115 미만은 보합 국면으로 분류된다.
소비심리지수가 오르는 건 전국적인 추세다. 수도권은 전월 105.3에서 108.1로 상승했고, 특히 인천은 114.2로 10포인트 넘게 뛰었다. 비수도권도 106.2에서 109.2로 올랐다.
한편 지난달 주택사업자들의 체감 경기 실적은 전망치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월 주택사업자의 경기 전망치에서 실적치를 뺀 체감경기갭은 4.3이었다. △서울(5.3) △경기(12.6) △울산(17.6) △충남(31.2)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전망에 비해 실적이 부진했다.
다만 주택시장이 활성화될 여지도 있다. 이재형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차기 정부에서 정비사업 관련 규제 완화가 추진되면 사업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