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김오수 검찰총장을 향해 "자신의 거취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으로 보장된 김 총장의 임기가 2년 중 1년 넘게 남았지만, 사실상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권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이 취임하면 임기가 내년 5월까지인 김 총장과 인사권을 두고 갈등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권 의원은 "윤 당선인은 사퇴를 압박하거나 종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김 총장이) 공명정대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각오와 의지가 있으면 임기를 채우는 것이고, 그런 자신이 없고 지금까지와 같은 행태를 반복한다면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된다"고 했다.
이어 권 의원이 "대장동 수사를 검찰이 제대로 하고 있다고 믿는 국민은 거의 없다"고 말한 것은 김 총장이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편향된 수사를 해왔으니,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우회 경고로 읽혔다. 김 총장은 현 정부에서 법무부 차관을 지낸 데 이어 지난해 6월 윤 당선인의 후임으로 검찰총장에 취임했다.
검찰총장 임기제는 정치권력으로부터 검찰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1988년 도입됐다. 하지만 임기 2년을 모두 채운 검찰총장은 22명 중 8명에 불과하다. 윤 당선인처럼 정권과 마찰을 빚고 사퇴한 예도 없지 않았지만, 정권 교체에 따른 중도 사퇴가 많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각영 전 총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사와의 대화' 이후 사직서를 냈고, 노 전 대통령이 임명한 임채진 전 총장은 이명박 정부 초기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사퇴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수남 전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튿날 사의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