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카카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진두지휘한다.
김 의장은 14일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에 보낸 메시지에서 "미래 10년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를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Beyond Korea, Beyond Mobile)'로 말씀드린 바 있다"면서 "앞으로 엔케이(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비욘드 모바일'을 위해 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작업을 주도하고, 저는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내려와 '비욘드 코리아'를 위한 카카오 공동체의 글로벌 확장으로 업무의 중심을 이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글로벌 전략 재편에 따라 카카오 이사회에서 사임한다. 카카오가 위기에 직면했다는 판단에 따라 의장직에서 물러나 카카오 경영 전면에 다시 나서는 셈이다. 김 의장은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역할은 유지하면서 창업자로서 카카오 공동체 전체의 미래 성장에 대한 비전 제시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김 의장은 우선 일본을 거점으로 카카오의 영토를 세계로 확대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그간 개별 전략 아래 해외 시장을 공략해 왔던 카카오 공동체는 일본 카카오픽코마를 필두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 2000년 한게임 재팬을 설립해 성공적으로 일본 시장을 개척한 바 있다. 2017년부터는 카카오픽코마 사내이사를 맡아 한국과 일본 현지를 오가며 사업에 참여해 왔다. 카카오를 일궈낸 성공 경험과 비즈니스 노하우를 토대로 픽코마 중심의 신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카카오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다.
카카오 주요 계열사들 또한 해외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 등도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북미와 중화권, 인도,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14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홍은택 카카오 얼라인먼트센터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내정했다. 이에 따라 김성수, 홍은택 센터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 관점에서 카카오 공동체의 사회적 책임과 전략방향을 조율하고, 김 의장과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카카오의 미래 전략을 조율하게 됐다. 김 의장은 "글로벌 IT기업들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나아가는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함께 새로운 항해를 멋지게 펼쳐나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이사회 개편은 이달 29일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