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이탈 현상이 심화되면서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6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코스피 전체 시총은 2,091조 원으로 이 가운데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시총은 666조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은 31.86%를 차지했는데, 이는 2016년 2월 11일(31.77%) 이후 6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1년 전(36.66%)과 비교하면 4.8%포인트 급감한 것이다.
외국인 시총 비중 축소는 최근 강화된 외국인의 주식 매도 영향이 컸다. 특히 외국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파병을 결정한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총 4조8,480억 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는 외국인이 연초부터 지난달 21일까지 3,740억원 순매수를 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에 1월 중순 34.16%에 달했던 외국인 시총 비중도 2%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외국인 매도 배경으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흐름과 최근 불거진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이 꼽힌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통상 한국 등 신흥국의 달러 이탈을 부추길 수 있는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달러 등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역시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원·달러 환율은 2020년 5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1,230원대를 돌파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디폴트 선언 가능성·연준의 긴축 전망 등 각종 요인들은 원·달러 환율 추가 상승을 가리키고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