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메달’로 끝난 동계패럴림픽...하지만 도전은 계속된다

입력
2022.03.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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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패럴림픽 선수단이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에서 대회 전 목표(동메달 2개, 25위권)를 달성하지 못한 채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13일 막을 내린 베이징패럴림픽에서 메달 없이 빈손으로 귀국하게 됐다. 대표팀은 선수 31명과 임원 48명 등 총 79명을 파견해 열전을 펼쳤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내지 못했다.



8년 만에 ‘노 메달’

한국이 동계패럴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건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한국은 1992년 티뉴-알베르빌(프랑스) 동계패럴림픽 이후 꾸준히 참가해 통산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따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첫 메달인 은메달 1개를 땄고, 2010년 밴쿠버에서 은메달 1개를 추가했다. 2018 평창에선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역대 최고인 종합 16위에 올랐다.

이번 베이징에선 장애인노르딕스키 간판 신의현(42)과 선수단 막내 최사라(19ㆍ알파인스키), 휠체어컬링 팀 ‘장윤정고백’(의정부 롤링스톤) 등에서 3위권 진입을 기대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훈련 등 대회 준비에 제약이 있었지만 국가대표 훈련 시스템과 종목별 선수 육성 제도 등을 전반적으로 돌아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평균 연령 37.8세… 여성 선수는 2명뿐

지난해 도쿄패럴림픽에서도 지적됐던 ‘얕은 선수층’과 ‘고령화’는 이번에도 큰 숙제로 남았다. 이번 패럴림픽에 참가한 46개국, 560여 명의 선수 중 여성 선수는 역대 패럴림픽에서 가장 많은 138명이다. 하지만 한국은 단 2명. 최사라와 휠체어컬링 백혜진뿐이었다.

유망주 발굴도 더 힘을 써야 할 부분이다. 한국 선수 31명의 평균 연령은 37.8세로, 종합 1위 중국(25.0세)과 무려 17세 이상 차이가 난다. 31명 중 30대가 13명으로 가장 많고 40대도 9명이나 된다. 반면 노르딕스키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목에 건 중국의 류멍타오(21), 아이스하키에서 8골을 몰아친 에이스 선이펑(24) 등 신예들은 앞으로 10년 이상 각 종목 최강자로 군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민수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꾸준히 젊은 선수를 발굴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래도 빛난 선수들

비록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선수들의 투혼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신의현은 바이애슬론 3종목과 크로스컨트리스키 3종목 등 6종목에 출전해 약 57.5㎞를 완주했다. 목표였던 대회 2연패는 실패했지만, 7종목에서 약 64㎞를 달렸던 평창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완주에 성공하며 투지와 끈기를 자랑했다. 알파인스키에선 ‘대한민국 첫 패럴림픽 메달리스트’ 한상민(43ㆍ2002년 은메달)이 활강과 회전, 대회전, 슈퍼대회전, 슈퍼복합 등 5개 전 종목을 소화했다. 4년 전 평창에서 동계패럴림픽 첫 동메달을 거머쥐었던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은 4위에 올랐다.

새로운 얼굴들도 발견됐다. 최사라는 알파인스키 시각장애 부문 대회전에서 11위, 회전에서 10위를 기록했다. 입상은 무산됐으나 앞으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첫 패럴림픽을 치른 최사라는 “다음 목표는 메달"이라며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를 기약했다. 스노보드 이제혁(25)도 “4년 뒤 더 성장할 것”이란 평가를 받았고, 휠체어 컬링 장윤정고백도 생애 첫 패럴림픽에서 6위로 선전했다.

베이징=패럴림픽공동취재단 강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