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이 20도까지 오를 정도로 완연한 봄이다. 하지만 봄에는 불청객도 함께 찾아온다. 춘곤증은 봄에 이유 없이 나른해지고 졸음이 쏟아지는 증상으로 질병이 아닌 생리적 피로 현상이다. 춘곤증을 겪을 때에는 자기도 모르게 하품이 지속적으로 또 크게 나오기 때문에 턱관절 건강에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춘곤증이 올 때 졸음을 이기기 위해 기지개를 켜고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기도 모르게 하품이 나와 입을 크게 벌릴 수 있다. 이때 턱에서 “뚝”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그 다음부터 입을 벌릴 때 턱에서 소리가 나고 아픈 증상이 생겨 치과를 방문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증상은 턱관절 디스크 증상이 일종으로, 평소 턱에서 조금씩 소리가 나던 사람이라면 더욱 턱관절 디스크 증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턱관절은 두개골의 측두골과 하악골의 과두가 만나서 이루는 관절이다. 외이도 전방에 위치하고 있고 두 골 구조 중간에 섬유조직으로 구성된 디스크가 있다. 또 턱관절은 말을 하거나 음식을 씹을 때는 입을 단순하게 위아래로 움직이지 않고 전후 좌우로 회전을 하거나 미끄러지는 동작 등 다양한 동작을 관장하고 있기 때문에 턱관절에 이상이 생길 경우 큰 불편이 수반된다.
턱관절 디스크를 의심해야 하는 증상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턱에서 소리가 나거나 △입을 벌릴 때 턱이 한쪽으로 삐뚤어져 벌어지거나 삐뚤어졌다가 다 벌리면 바르게 되거나 △입을 벌릴 때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나다가 덜컥하는 느낌을 받은 후 벌어질 때 △입을 다 벌리기 위해 턱을 앞으로 내밀거나 한쪽으로 틀어야 하고 △무언가에 걸리는 느낌과 함께 입을 잘 벌릴 수 없거나 △또 입을 벌리고 다물 때 턱관절 부분이 아프고 △입을 벌리고 다물 때 귀에 통증이 느껴지면 의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턱에서 소리가 나고 무언가 턱에서 걸리는 느낌이 나면 턱관절 디스크가 비교적 초기 단계 증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증상에 입을 여닫기 어렵거나 통증이 있거나, 귀까지 아프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박관수 상계백병원 치과·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턱관절 디스크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선천적으로 변형된 턱관절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결국 턱관절에 강한 힘을 주는 다양한 행동이 공통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질기고 단단한 음식을 즐겨먹거나, 턱을 괴거나 누르고 있는 시간이 잦거나, 무의식 중에 또는 의도적으로 턱에 힘을 주고 있거나, 잠잘 때 이를 갈거나 꽉 깨물고 있거나, 스트레스로 얼굴 근육에 긴장이 지속되면 턱관절 디스크가 생기기 쉽다”고 했다.
턱관절 디스크 치료법은 다양하다. 치료는 간단한 생활 습관을 조절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약물 치료, 전기나 레이저를 이용한 턱관절 자극 치료 등의 초기 치료를 시행하고 증상의 개선이 느리거나 처음부터 증상이 진행된 질환이라면 입안에 장치를 끼워 턱에 가해지는 힘과 위치를 조절하는 턱관절 스플린트, 주사를 통해 관절 내부를 세척하고 윤활해 주는 턱관절세정술, 턱에 가해지는 힘을 조절해 주는 저작근 보톡스 주사 등의 적극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스스로 느끼는 증상이 약해도 관절이 닳는 등의 퇴행성 변화나 뼈의 흡수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는 정밀 검사를 시행한 후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하품하면서 턱관절 디스크 증상의 발생이나 악화가 생겨 입을 벌리기 어려워지는 현상이 생기는 것과는 반대로 입을 크게 벌린 후에 입이 갑자기 다물어지지 않는 일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는 턱관절 디스크라기보다는 턱관절이 빠지는 현상(턱관절 탈구)이라고 볼 수 있다.
갑자기 생기면 너무 놀라기도 아프기도 한데, 일단 턱이 빠지면 근육이 갑자기 긴장해서 턱이 뻣뻣해지기 때문에 스스로 집어넣기 매우 힘들다. 집에서 해볼 수 있는 응급처치로는 일단 흥분을 가라앉히고 몸의 긴장을 최대한 푼 후 작은 숟가락을 들고 거울을 보면서 목젖 부근을 살짝 건드려 주어 구역질이 몇 번 나게 하는 방법을 쓸 수 있다.
구역질이 강하게 나는 순간 빠진 턱관절이 저절로 들어갈 수 있다. 다만 몇 번 시도해서 들어가지 않는다면 턱관절 탈구를 진료할 수 있는 치과를 찾거나 응급실로 가는 수밖에 없다. 다만, 음식을 잘 삼키지 못하는 질환이 있는 노인이 구역질을 하는 방법을 함부로 시도하였을 때는 음식이 역류해 폐로 넘어가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