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 반겼나 코스피 2% 급등... 부동산 기대감에 건설주 '강세'

입력
2022.03.10 18:10
코스피, 2% 넘게 오른 2680에 마감
주택 공급 확대 기대감에 현대건설 8%↑
대선 뒤 증시 상승 미약… "추세는 경기가 좌우"

차기 대통령으로 윤석열 당선인이 확정된 첫날 코스피가 2%대 반등세로 마감했다. 특히 윤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 기대감에 건설주 등을 중심으로 급등세가 이어졌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7.92포인트(2.21%) 오른 2,680.3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8.94포인트(2.18%) 오른 889.08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개인의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기관이 4거래일 만에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로 전환해, 이날만 9,000억 원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에 건설·인터넷 업종은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건설주들은 ‘임기 5년간 주택 250만 호 공급’ 공약 등 기대감에 힘입어 △현대건설(8.94%) △GS건설(8.18%) △HDC현대산업개발(8.26%) 등을 중심으로 크게 올랐다. 특히 윤 당선인의 ‘테마주'로 분류된 신원종합개발·삼부토건은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정권교체로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네이버(8.54%)·카카오(8.58%)도 큰 폭으로 올랐다.

치솟기만 하던 유가가 안정을 찾은 것도 주가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최근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중동지역 산유국의 증산 기대감에 전날 11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우크라이나 사태 역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재고 여지를 두면서 러시아와의 4차 협상 기대감도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 등장으로 정책 불확실성 해소 효과를 기대할 순 있지만, 결국 증시 방향은 경기가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1987년 노태우 정부 이래 당선 26주 후 코스피 수익률은 3번의 상승과 4번의 하락을 기록했다. 새 정부 출범과 코스피 수익률 간의 유의미한 연관성은 없었다는 얘기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시는 정권 말 정책 공백 이후 불확실성 해소 관점에서 일부 탄력을 얻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추세는 결국 경기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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