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제20대 대선의 개표가 ‘초박빙’ 승부로 진행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두 후보의 득표율 격차는 개표 초반 크게 벌어졌지만, 0.6%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은 방송 3사(KBSㆍMBCㆍSBS) 출구조사 결과대로 결국 1%포인트 안으로 들어왔다.
먼저 치고 나간 쪽은 이 후보였다. 개표 시작 1시간 50분이 지난 오후 10시, 이 후보는 53.0%의 득표율로 윤 후보(43.93%)를 9.07%포인트 멀찍이 앞섰다. 개표율이 2.92%에 그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려웠지만, 이 후보 입장에선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것이다. 이 후보 지지세가 압도적인 전북, 전남 등 호남 지역의 개표 속도가 빨랐고, 여권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사전투표 개표가 먼저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두 후보의 격차는 빠른 속도로 좁혀졌다. 개표가 13.30% 진행된 오후 11시, 이 후보의 득표율은 50.10%로 여전히 과반을 유지했으나, 윤 후보(46.68%)와의 격차는 3.42%포인트로 쪼그라들었다.
개표에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서 양측의 득표율은 출구조사 결과에 수렴했다. 9일 오후 11시 50분부터 10일 0시까지 단 10분간 추이만 봐도 그렇다. 오후 11시 50분 개표율 31.4% 상황에서 2.3%포인트(이재명 49.5%, 윤석열 47.2%)를 찍었던 득표율 차이는 개표율이 38.3%로 상승한 자정에는 0.9%포인트(이재명 48.8%, 윤석열 47.9%)로 순식간에 줄었다.
윤 후보가 고대하던 ‘골든 크로스’는 10일 0시 33분, 개표율이 막 절반(50.96%)을 넘긴 시점에서 이뤄졌다. 윤 후보는 득표율 48.30%로 이 후보(48.28%)를 0.02%포인트 차로 제쳤다. 이후 윤 후보는 한 차례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확 달아난 것도 아니었다. 개표가 3분의 2(66.79%)가량 진행된 오전 1시 10분, 윤 후보와 이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48.62%, 47.88%를 기록했다. 두 사람의 격차는 0.74%포인트에 불과했다. 개표율이 82.62%까지 치솟은 오전 2시에도 1%포인트 안쪽(0.95%포인트) 차이를 유지했다. 역대 최고 접전 양상을 보인 개표 드라마 끝에 오전 2시 15분 KBS가 먼저 윤 후보의 ‘당선 유력’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