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송 군락지 '아슬아슬'… 험준한 응봉산은 '활활'

입력
2022.03.0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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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진화율 75%… 전날보다 10%p 상승금강송 군락지 일대 여전히 소강상태계곡트레킹 명소 응봉산 일대 초토화"10일 금강송 군락지 완전 진화 목표"

경북 울진 산불이 발생 6일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불길은 잡히지 않고 있다. 불이 타고 있는 화선이 일반적인 대형 산불 10개가 넘는 60㎞에 이르고, 험준한 산세 때문에 진화대 투입이 어려운 곳이 많기 때문이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9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8일 오전 50% 수준이던 주불 진화율이 오후 65%, 9일 오전 70%, 오후에는 75%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금강송 군락지 인근 진화율은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고, 응봉산 일대는 되레 불이 크게 확산하고 있다. 또 대피했던 일부 주민들이 귀가했지만, 응봉산 인근 주민들이 새로 대피하는 바람에 371명이 대피 상태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3번 국도와 인접한 대흥리 등 민가가 많은 곳은 큰 불을 거의 잡았다. 13개 구역 중 9개 구역은 잔불 진화 수준으로 제압했다.

하지만 강송면(옛 서면) 금강송 군락지 일대도 금일 중 진압을 기대했지만, 3개 구역 중 1개 구역은 주불 진압에 실패했다. 8일 오전과 밤사이 한때 화선이 금강송 군락지 경계선을 침범했으나, 산불공중진화대와 산불특수진화대 등을 투입해 가까스로 확산을 막기도 했다.

특히 육상으로 진화 인력 투입이 어려운 응봉산 일대는 되레 불길이 크게 확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 구역도 2개 구역에서 3개 구역으로 늘었다. 응봉산은 울진군과 삼척시 경계에 있으며, 울진 방향 덕구계곡과 삼척 용소골, 덕풍계곡은 국내 최고의 계곡트레킹 코스로 꼽힌다.

산세가 워낙 험해 지상 진화대 투입은 인명사고 우려가 높아 사실상 불가능해 헬기 진화만 가능한 셈이다. 산림당국은 이날 울진ㆍ삼척 산불 진화에 동원한 헬기 82대 중 상당수를 응봉산 일대에 집중 투입했지만 진화에 실패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오전에 시계가 좋지 않아 헬기 작업을 제대로 못했고, 소광리 일대는 화선이 소강 상태이지만 완전 진압을 못해 아쉽다”며 “야간에 드론 진화를 시도하고, 10일 중 금강송 군락지 일대에 헬기 등을 집중 투입해 완전히 진화하고, 응봉산 일대 화선도 잡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5시 현재 울진ㆍ삼척 산불 영향 구역은 울진 1만7,779㏊, 삼척 1,301㏊ 등 모두 1만9,080㏊로 서울시 전체 면적(6만500㏊)의 30%가 넘는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1만8,421㏊이던 피해 면적이 24시간 만에 다시 늘어난 셈이다.

산림당국은 사전투표를 하지 못한 진화 인력 중 투표 희망자에 대해선 교대근무 등을 통해 투표권을 최대한 보장하기로 했지만, 군 장병 등 주소지가 먼 지원인력은 결국 투표를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도는 9일 울진군청에 ‘울진산불 경북도 현장지원단’을 설치했다.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을 단장으로 복구가 종료될 때까지 운영키로 했다. 80여 단체 2,400여 명이 울진 전역에서 자원봉사를 펴고, 이재민 진화대원 등을 대상으로 숙박비ㆍ식비 무료 제공을 하고 있다. 기업ㆍ단체 등 전국 각지에서도 성금을 내는 등 온정의 손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정광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