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결과는 이재명 후보의 패배이자 민주당 정부에 대한 심판이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우세했던 정권교체 여론은 최종 투표를 통해 확인됐다. 야당을 무시한 채 독선과 오만으로 적대적 혐오정치에 기름을 부었던 민주당은 뼈를 깎는 심정으로 정권심판의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이다.
정권교체의 출발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였다. 견조한 경제 성장률과 소득 증가율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및 고용 정책에서 실책을 거듭했다. 21대 총선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뒤 민주당의 독주는 더욱 심해졌다.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내로남불 정치’의 민낯까지 드러났다. 상대방을 수구 기득권 세력으로 몰아붙이면서 자신만 옳다고 주장하는 오만과 독선의 정치는 결국 심판을 피하지 못했다. 여기에 도덕성 논란에 휘말린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도 돌파하지 못하는 한계를 노출했다. 막판에 불거진 후보 부인의 갑질 논란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중도 부동층 이반의 결정적 계기였다.
민주당은 이제 정권심판 결과에 승복하고 반성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만약 국회 권력을 앞세워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의 발목을 잡는다면 더 큰 심판을 받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를 식물정부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한데, 정권 심판의 민심을 거스른다면 당장 6월 지방선거의 패배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 위기 극복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글로벌 경제위기 타개라는 국가적 과제 앞에서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앞으로 전개될 여소야대 정국에서 집권여당과 협력하며 정치개혁을 모색하는 새로운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