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가족은 단출하다. 1남 1녀 중 장남인 윤 당선인은 부인 김건희(50)씨 사이에 자녀가 없다. 대신 반려견 '토리'와 반려묘 '나비' 등 7마리의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부인 김씨는 일찌감치 '셀럽 영부인' 등장을 예고했다. 전시기획자인 김씨는 세련된 외모와 호탕한 성격 때문에 '걸크러시'라는 평가까지 듣는다. 공식 석상에 등장한 후 팬클럽까지 형성되며 지지층을 묶는 데 역할을 했다. 그림자도 있었다. 허위 경력·학력 논란에 이어 '7시간 사적통화'에서 미투 폄훼 발언 등이 공개돼, 선거 기간 내내 두문불출했다. 명암이 공존하지만, 퍼스트레이디로서 김씨의 모습은 국민적 관심대상 '0순위'다.
경기대 회화과를 졸업한 김씨는 국민대에서 디자인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9년부터는 코바나컨텐츠 대표를 맡아 전시기획자로 주로 활동했다. 2007년 설립된 코바나컨텐츠는 르 코르뷔지에와 마크 로스코, 고흐, 샤갈 등 해외 유명 예술가 작품을 기획전시했다. 김씨의 예술계 경력은 다른 나라들과 문화 교류를 하는 데 상당한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김씨와 2012년 결혼했다. 1960년생인 윤 당선인과 띠 동갑 차이다. 김씨는 4년 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스님의 소개로 연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김씨 어머니 최은순(76)씨는 "윤 당선인이 가깝게 지내던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이 소개해줬다"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소문난 애처가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선대본) 관계자는 "당선인은 부인 얘기만 나오면 표정을 전혀 숨기지 못할 정도로 아내를 너무 사랑한다"며 "선거운동 기간 김씨 등판에 고민이 컸던 이유도 지지율 영향보다는 아내가 인신공격을 받을까봐 걱정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김씨를 둘러싼 허위 경력·학력 의혹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윤 당선인의 아킬레스건이었다. 2008년 김씨가 쓴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이 대표적이다. 대학 측은 이달 말 표절 시비에 대한 재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여권을 중심으로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연루 의혹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하지만 윤 당선인 측은 "검찰이 2년간 수사하고도 증거가 없어 기소하지 못했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런 사정들때문에 김씨는 선거운동 내내 공식활동을 삼갔다. 당선이 확정된 10일에도 남편과 함께 개표상황실을 방문하는 대신 집에 머물렀다. 당분간 조용한 내조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김씨는 이날 선거대책본부를 통해 "당선인이 국민께 부여받은 소명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미력하게나마 곁에서 조력하겠다"며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회의 그늘진 곳에 당선인이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향후 활동 계획을 전했다.
자유주의 성향의 경제학자로, 특히 응용통계학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부친 윤기중(92) 연세대 명예교수는 윤 당선인의 가치관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윤 당선인이 '인생의 책'으로 꼽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도 부친이 추천한 책이다. 국민의힘 선대본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시장원리를 존중하는 경제관을 갖게 된 배경에 아버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 어머니는 이화여대 교수를 지낸 최정자(89)씨이고, 여동생 윤신원씨가 있다.
처가 쪽으로는 장모와 처남이 있다. 장모 최은순씨는 요양병원 불법 개설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나, 지난 1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처남 김건우씨는 집안이 소유한 건설시행사 이에스아이엔디와 온요양원 대표다.
지난해 12월 김씨는 기자회견에서 "결혼 후 어렵게 아이를 가졌지만 몸과 마음이 지쳐 아이를 잃었다"며 유산 사실을 고백했다. 자녀가 없는 대신 윤 당선인 부부는 반려동물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이들은 결혼한 해 '토리'라는 이름의 유기견을 입양했다. 교통사고를 당해 안락사를 고려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나쁜 토리였지만, 윤 당선인 부부가 지극정성으로 간호해 살려낸 일화는 유명하다. 윤 당선인이 지난해 6월 대선 출마 선언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가장 먼저 소개한 가족도 토리였다. 토리 외에 윤 당선인 부부는 '나비'라는 이름의 유기묘 등 모두 7마리의 동물을 키우고 있어, 이들의 청와대 입성도 화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