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선 탄 윤석열, 서울서 '피날레'... "압도적 지지로 1등 하게 해달라"

입력
2022.03.0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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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단' 제주부터 부산→대구→대전 
마지막은 서울시청 광장서 '원팀' 유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최남단 제주부터 부산·대구·대전을 거쳐 서울에 이르는 '경부선 상행선' 유세를 펼쳤다.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15일 서울에서 경부선 하행선을 탔던 동선을 다시 거슬러 올라오며 전통적인 표밭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마지막 유세에선 정권심판 여론을 한껏 자극하면서도 '국민통합' 메시지도 강조했다. 전통 지지층 외에 중도·부동층 표까지 최대한 끌어모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마지막 '40분 연설'서 심판론·국민통합 다 꺼낸 尹

윤 후보는 이날 마지막 유세지인 서울시청 광장에서 "이제 스타디움(경기장)에 들어왔다. 압도적 지지로 결승선을 1등으로 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철지난 운동권 이념을 신줏단지처럼 모시고 벼슬자리와 이권에 집착해온 이 사람들(정부·여당) 정체를 정확히 보라"며 정권교체론에 불을 붙였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은 제가 대통령이 되면 180석으로 발목을 잡겠다고 협박한다"며 "주권자인 국민이 응원해주는데 겁날 게 뭐가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집권하면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저희가 일당독재를 할 순 없지 않겠느냐"며 "압도적 지지로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과 신속하게 합당하고, 민주당의 양식 있는 정치인들과도 멋지게 협치해 국민께 통합을 선사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울시청 광장에는 수만 명의 지지자들이 몰려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 풍선과 함께 휴대폰 불빛을 흔들며 윤 후보를 환영했다. 윤 후보는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수차례 선보이며 환호에 답했고, 연설이 이어진 40여 분간 안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은 든든히 뒤를 지키며 '원팀 정신'을 부각했다. 선거운동 기간 잠행했던 배우자 김건희씨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역 유세서도 '부패한 머슴론' 부각하며 표 결집

윤 후보는 하루종일 전국을 돌면서 '부패한 머슴론'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민주당 정부를 비판했다. 오전 제주시 유세에서 "머슴인 공직자들이 주인인 국민에게 부여받은 권한을 남용해 돈벌이하고 업자와 유착되면 철저하게 엄벌해주는 것이 도리"라고 했고,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선 "이 썩은 사람들이 머슴생활 제대로 할 수 있겠나"라고도 했다.

부산에선 안 대표가 지원 유세에 나섰다. 안 대표는 "부산의 발전이 균형발전의 길"이라고 강조한 뒤 그 적임자로 윤 후보를 지목했다. 청중들이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자 앞장서서 "윤석열"을 외쳤고, 윤 후보가 "국민의당과 합당"을 거론하자 박수를 치며 활짝 웃어 보였다.

본투표 참여 독려하고, 2030 부동층 챙기기도

윤 후보가 최종 유세 지역으로 경부선 라인을 택한 건 전통적 강세 지역인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이 골고루 포진해 있어서다. 당초 제주는 일정에 없었지만 공식 선거운동 기간 한 번도 찾지 않았다는 '홀대론'을 의식해 급히 포함시켰다.

전국 평균 사전투표율(36.93%)에도 미치지 못한 부산(34.25%)·대구(33.91%)·대전(36.56%)의 본투표율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도 깔렸다. 윤 후보가 이날 가는 곳마다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해달라. 투표하면 무조건 이긴다"고 호소한 배경이다.

윤 후보는 피날레 유세 이후 오후 11시까지 청년층이 밀집한 건대입구역과 강남역에서 거리인사를 하며 젊은 층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이들 세대에서 부동층 비율이 특히 높은 점을 고려해 마지막 순간까지 '캐스팅보트' 공략에 나선 것이다.

강유빈 기자
박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