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석열 10%P 승리도 가능...김만배 녹취록은 생태탕 시즌2"

입력
2022.03.08 10:30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민주당, 자기들 이긴다는 이야기는 내부결집용"
"개표 시작 전, 선관위 거취 표명 할 인사 있어야"
"당론 변경요구한 권은희 참여시 합당 진통 예상"


20대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막판 네거티브 공세가 거세기 때문에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면서도 윤석열 대선 후보가 큰 격차로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봐주기 수사했다는 주장을 담은 '김만배 녹취록'에 대해서는 "그 근거가 (서울시장 선거 때 오세훈 후보에게 불거진) 생태탕 때와 비슷하다"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이 대표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블랙아웃(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 조사에서 5~8%포인트 정도 지지율 격차를 유지하고 있었다"며 "결국에는 마음을 정하지 못하셨던 분들이 투표 성향을 정하게 되면 많게는 한 10%(포인트) 까지 차이가 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 승리 예측? 서울시장 선거 때도 그랬다" 일축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계속 '(지지율을) 뒤집었다' 이런 얘기를 하는 분들이 있다. 사실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때도 15%포인트 넘는 격차가 났던 선거인데도 끝까지 자기들이 뒤집었다고 주장했다"며 "당 차원에서 내부 결집용으로 할 수는 있겠지만, 민주당이 실제 조사 결과를 근거로 이야기하는 건 아닌 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호남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사전 투표에 나설 만큼 사전 투표율이 높은 것이 '이재명 지지층 결집'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사전 투표에 많이 몰렸고, 통합 명부제 때문에 편리하다고 인식하신 분들은 날이 갈수록 많아지는 추세라 이 두 추세가 겹친 것"이라고 반박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확진자 투표 부실관리 문제에 대해서는 "확진자 수가 20만 명을 넘길 거라는 예측은 한 달 전에도 이미 했던 것"이라며 "선관위를 독립적 헌법기관으로 놔둔 것이 밥 먹고 선거만 연구하라는 건데, 어떻게 이렇게 일처리가 미숙한지 기획 자체가 완전히 부실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이번에 본투표가 종료되는 시점, 개표 시작하기 전에 선관위에서 좀 거취 표명할 인사들이 있어야 할 것 같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김만배 녹취록은 '생태탕' 시즌2…국민 더는 안 낚여"

대선을 이틀 앞두고 공개된 '김만배-신학림 녹취록'에 대해서는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시 불거진 생태탕 논란과 비교하며 "근거가 빈약하다. 신빙성 있어 보이게 하기 위해서 그때 (오세훈 후보의) 인상착의로 백바지에 백구두를 넣은 것처럼, 이번에도 커피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너무 지엽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6일 뉴스타파는 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 때 브로커 조우영을 김만배가 박영수 변호사한테 소개시켜줬고 박영수 변호사가 윤석열 당시 검사한테 소개를 해 줘서 봐주기 수사를 한 거란 취지의 김만배 진술을 신학림 뉴스타파 전문위원과 나눈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이런 식의 폭로는 국민들이 많이 경험해 봤기 때문에 더 이상 낚이지 않을 것"이라며 "대화 시점이 지난해 9월이다. 화천대유 사건이 불거져서 문제가 될 것을 인지한 김만배씨가 상당히 압박을 느끼던 상황 속에서 친분이 있던 지인과 대화를 한 것이므로 큰 신빙성 있는 대화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당 김은혜 의원이 공개한 검찰 조서에서 김만배가 녹취록 내용 대부분을 부인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녹취록에서야 그런 얘기를 할 수 있겠지만, 검찰 조사받을 때 거짓을 이야기하면 큰 책임을 지지 않느냐"며 "검찰 조사에서 말한 내용이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녹취록 기사 커뮤니티 유포, 추천조작… 수사 지켜볼것"

이 녹취록이 주목을 끈 배경에도 의구심을 표했다. 이 대표는 "이게 한편으로 드루킹 사건과도 연결될 수 있다. 어제 새벽에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 활발하게 유포됐다"며 "커뮤니티 사이트 운영진이 밝힌 바에 따르면 '추천수 조작이 일어났다'는 것을 확인해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이트 운영자가 이미 수사를 의뢰했다. 만약에 이런 것을 기획하고 유포한 것이 민주당 관계자와 민주당과 연관이 있는 사람으로 인정되면 민주당은 진짜 문 닫을 생각 해야 된다"며 "과거에도 이 커뮤니티에서 민주당 당직자 하나가 야권에 비판적인 글을 쓰고 선동을 하다가 걸린 적이 있다. 이번 추천 수 조작에도 그런 기여가 있었는지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합당은 '후보'아닌 당의 영역

한편 대선 후 국민의당과의 합당 절차에 대해서는 "단일화 때는 합당이라는 대원칙만 이야기했고 실제 합당은 당의 영역이다. 선거가 끝난 다음에 당에서 협상단을 꾸려서 국민의당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강조한 '흡수 합당'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나 윤석열 후보도 동의한 거냐는 질문에 "당명 유지냐 변경이냐는 지난번(서울시장 재보궐 이후)에 협상 때 이견이 있었다. 그 당시 당론 변경을 강하게 요구했던 쪽인 권은희 의원이 이번에 협상단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것에 대해서 이견이 크지 않을 걸로 보인다. 만약 참여하신다면 그걸로 또 다툼이 있지 않을까(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흡수합당이 국민의당을 배려하지 않는 형태라고 보는 것도 너무 이분법적"이라면서 "조강특위나 공천심사위원회에 국민의당 측의 인사가 들어가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당 인재를) 추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야기를 한 상황"이라며 예우를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