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사람들] '윤핵관'도 이준석도 함께 뛰었다... 진정한 '핵관'으로

입력
2022.03.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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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행정 경험이 전무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총장직 사퇴 후 371일, 정치 입문 254일 만에 대권을 움켜쥔 배경에는 주변 사람들의 공이 결정적이었다.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그의 주변에 모인 사람들과 제1야당 국민의힘이 합심해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선 명실상부한 '보수 적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 과정을 함께 한 정치인과 전문가, 측면 지원해온 검찰 인맥은 '윤석열 정부'에서 그려질 새로운 권력지도의 중추가 될 것이다.


장제원·권성동·권영세… 현역 '측근 그룹'

윤 당선인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이라는 말이다. 윤 당선인의 최측근인 장제원(3선), 권성동(4선) 국민의힘 의원 등을 지칭하는 표현이었다. 한때 윤 당선인 주변에서 호가호위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백의종군을 선언한 후에도 물밑에서 당선을 도왔다.

장 의원은 그야말로 윤 당선인의 '복심'이다. 대선에서의 최대 고비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후보 단일화 협상에서 윤 당선인의 '전권 대리인'으로 나서 물밑에서 성사시켰다. 윤 당선인이 10일 오전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장 의원을 당선인 비서실장에 지명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권 의원은 윤 당선인의 외가인 강원 강릉에서 어릴적부터 교류하던 사이인 만큼 인연이 깊다.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부터 만나 조언해온 최측근이다.새 정권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월 '매머드 선대위' 해산 이후엔 권영세(4선) 의원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구원투수로서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윤 당선인의 서울대 법대·검찰 선배라는 점에서도 향후에도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현역 의원 가운데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인 이양수(재선) 의원이 지난해 7월 현역 중 가장 먼저 지지 선언을 하면서 '윤석열 바람'에 불을 댕겼고, 전략기획부총장인 이철규 의원과 윤한홍(이상 재선) 의원, 유상범(초선) 의원, 강석훈·이상일 전 의원도 경선 캠프부터 중심축을 담당해왔다.

중진 가운데 정진석(5선) 국회부의장은 윤 당선인의 정계 입문 전부터 '충청대망론'을 띄워왔고, 주호영(5선), 김태호(3선) 의원도 일찌감치 공개 지지로 힘을 보탰다.

당 지도부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이준석 대표는 2030세대 남성 표심을 윤 후보 쪽으로 돌리는 데 기여했다. 대선 과정에서 윤 당선인과 이 대표의 불화를 중재한 김기현(4선) 원내대표, 김도읍(3선) 의원, 추경호(재선) 의원, 김재원 최고위원의 활약도 돋보였다. 다만 이 대표는 국민의당과의 합당과 6월 지방선거 공천을 두고 윤 당선인과 각을 세울 가능성이 있다.


'믿을우먼' 김은혜·전주혜·최지현

실무형 선대본부에서 활약한 이들도 적지 않다. 경찰 출신 윤재옥(3선) 의원이 상황실장을 맡아 지휘했고, 박민식 전 의원은 전략기획실장을 맡았다. 김형동·서일준·이용·정희용(이상 초선) 의원은 각각 대변인·비서실장·수행실장·상황실 부실장으로서 그림자처럼 보좌했다. 김병민·윤희석·이두아 대변인과 함경우·우승봉 공보 부단장도 경선 캠프시절부터 윤 당선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겼다.

언론 대응은 MBC 기자·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 김은혜(초선) 의원이 선대본부의 공보단장을 맡아 총괄했고, 전주혜(초선) 대변인은 현장 수행을 도맡아 밀착 마크했다. 윤 당선인이 입당하기 전부터 보좌해온 최지현 대변인도 '믿을우먼'으로 꼽힌다. 이들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실무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책 라인 키맨은 원희룡·김성한·김소영·김현숙

윤 당선인의 정책 공약 개발에 참여한 전문가들도 있다. 김창경 전 교육과학부 차관이 과학·교육,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이 외교·안보,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 김현숙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과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이 복지 분야의 책사 역할을 맡았다. 탈원전 정책은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도움을 줬다.

이를 전체적으로 발굴하고 개발하는 과정에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정책총괄본부장을 맡아서 주도하고 김용태 전 의원이 도왔다. 이 밖에 여성가족부 폐지 등의 공약으로 2030세대 남성의 마음을 잡는 데는 장예찬 청년본부장, 박민영 청년보좌역 등이 기여했다.


'윤석열 라인' 한동훈·'죽마고우' 이철우 주목

법조계 인사들은 외곽 지원을 수행했다. 검찰 출신 주진우·이완규·손경식 변호사는 당내 경선 이후 윤 당선인이나 가족이 연루된 각종 사건 대응을 도맡았다. 특히 주 변호사에 대한 윤 당선인의 신뢰가 깊다고 알려졌다. 그는 '윤석열 검찰' 시절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맡아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을 기소했다.

검찰 시절 '윤석열 라인'의 핵심인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서울중앙지검장에 중용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윤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언론 인터뷰에서 "거의 독립운동하듯 (수사를) 해온 사람"이라고 치켜세울 만큼 신의가 두텁다.

'55년 지기'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주목할 인물이다. 서울 대광초, 서울대 법대를 함께 다닌 죽마고우이자 집안끼리도 가까운 사이다. 윤 당선인의 대선 출마를 적극 설득했고, 정계에 입문하기 전 대변인 역할을 맡았다. 윤 당선인의 입당 후에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지만, 정치적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마음을 터놓고 상의한 사람이 이 교수였다는 전언이다. 향후 인수위 구성 등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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