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우면 보수, 따뜻하면 진보가 이긴다?… 대선 승리 ‘매직’ 날씨는

입력
2022.03.0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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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투표일은 4월 초순 봄 날씨" 
날씨와 투표율은 관련성 크지 않아

날씨가 추울수록 보수가, 따뜻할수록 진보가 웃었다. 역대 대선 당일 날씨와 선거 결과를 분석하면 대체로 그랬다. 이번엔 어떨까. 기상청이 7일 예보한 날씨는 더불어민주당에 일단 우호적이다. 대선 본투표일인 9일 전국은 "4월 초순에 해당하는 전형적인 봄 날씨"(박정민 기상청 통보관)일 것으로 예상됐다.

직선제가 부활한 1987년부터 2012년 대선까지 보수 정당은 서울 기준 12월 평균기온(0.4도)보다 추웠을 때 거의 웃었다. 노태우(1987년 0.2도), 김영삼(1992년 -0.5도), 박근혜(2012년 -6.9도) 전 대통령 얘기다. 이명박(2007년 1도) 전 대통령은 예외였다. 진보 정당을 대표한 김대중(1997년 7.7도), 노무현(2002년 3.1도) 전 대통령은 평년보다 따뜻한 투표일에 승자가 됐다.

1987년부터 2012년까진 대선이 12월 중순에 치러졌다. 2017년 대선일은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5월 9일로 당겨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승리한 이날 기온은 17.1도로, 5월 평균기온(17.8도)과 비슷했다. 물론 결과적 얘기이지, 기온과 선거 결과 사이에 명확한 연관성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

오는 9일엔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예상된다. 투표가 시작되는 9일 오전 6시 기준 전국 대부분 지역 기온이 영상 1~6도를 기록할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낮 최고 예상 기온은 서울과 부산 15도, 대구와 광주 19도, 대전 17도, 강릉 14도, 제주 16도 등이다. 전국에 비 소식도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격리자가 투표하는 오후 6시~7시 30분 사이에도 대부분 지역이 10도 안팎의 기온을 유지할 전망이다.

비가 오지 않으니 투표율이 더 올라갈까. 날씨가 화창하면 나들이객이 늘어나 투표율이 떨어질까. 과거 대선 사례를 보면, 날씨와 투표율의 관련성은 크지 않았다. 한파 속에서 치러진 2012년 대선 투표율(75.8%)은 더 따뜻했던 2007년(63%)과 2002년(70.8%) 대선 때보다 높았다.

2017년 한국지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기후 요소와 투표율 간 관계에 대한 고찰'도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 투표일 날씨는 투표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장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