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마지막 화두는 '국정안정론'... "내가 돼야 평화도 온다"

입력
2022.03.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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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마지막 화두로 ‘국정안정론’을 꺼내들었다. 172석 을 가진 거대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내치(內治) 안정은 물론, 북한의 도발 등 불안정한 대외 정세에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의 ‘정권심판론’에 맞서 아직도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 유권자들에게 보내는 최후 메시지다.

"국정운영은 연습시간 없다"... '안정' 강조

이 후보는 7일 부산 유세에서 “172석의 민주당과 함께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고,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살릴 후보가 누구냐”고 물었다. “국정운영은 연습할 시간이 없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초보 아마추어”라고 비판한 직후였다. 자신이 당선되면 21대 국회의 남은 임기 2년 동안 압도적 과반의 거대 여당으로부터 절대적 지원을 받지만,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에 직면할 윤 후보는 번번이 민주당과 충돌해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는 뜻이다.

이 후보는 윤 후보를 ‘분열과 갈등’의 정치인으로 몰아세웠다. 그는 “만날 남의 흉이나 보고 분열, 증오, 혐오를 유발하고 과거로 퇴행하면 공동체가 어떻게 될지 뻔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반면 “이재명은 모든 정치세력에 문호를 열고 유능한 인재를 진영 가리지 않고 배치하겠다”면서 자신이 진정한 국민통합을 이룰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안보 실력도 민주당이 훨씬 뛰어나"

국정안정 논리는 국내 정치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 후보는 제주 유세에서 “(윤 후보는) 아무 필요 없는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산다면서 1조 5,000억 원을 쓰겠다, 공공연히 북한에 선제타격한다고 쓸데없이 큰 소리 뻥뻥 쳐 갈등을 유발했다”며 윤 후보의 강경 발언이 안보 위기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압은 조용히 하는 것이고 평화와 대화는 요란히 하는 것”이라며 평화에 관한 실적과 실력은 민주당이 더 뛰어나다고 역설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당시 미국의 중고 치누크 헬기를 도입한 일을 언급한 뒤 “보수정권이 방위산업 비리 같은 부정부패 저지르느라 미국 네바다 사막에 방치된 고물 비행기나 사 오지 않았느냐. 그러나 우리(민주당 정부)는 방위산업을 키워 핵심 산업이 돼가고 있다”고 했다. 역대 국방력을 약화시킨 주범은 국민의힘이라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제주를 시작으로 부산→대구→대전→충북 청주로 이어지는 유세 동선을 소화하며 막판 선거운동에 온힘을 쏟았다. 부산에선 배우 김하균씨와 소화제 광고의 한 장면을 따라 하면서 ‘박빙 판세로 인해 답답했던 속이 이재명 당선으로 풀렸다’는 의미의 퍼포먼스를 했다. 대구 유세에서는 단 한 표 차이로 당락이 갈렸던 2008년 고성군수 보궐선거 사례를 거론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한 명까지 설득해 저를 지지해주시겠습니까”라고 간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