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개인정보를 흥신소에 돈을 받고 넘긴 전직 공무원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가 2만 원에 팔아넘긴 이 정보는 여성을 스토킹하던 이석준(26)에게 넘어가 여성 가족들이 죽거나 다치는 빌미가 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윤경아)는 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수원 권선구청 공무원 A(41)씨, 흥신소 업자 B(41)씨와 C(38)씨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들은 관련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A씨는 "할 말이 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준비한 종이를 꺼내 "한순간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나만 바라보는 가족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이기심과 욕심을 참지 못했던 내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또 "공무원으로서 남들보다 청렴하고 정직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을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2020년 1월부터 2년가량 공무원 차적 조회 권한을 이용해 주소와 차량정보 등 개인정보 1,101건을 불법 조회하고 흥신소에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매월 조회건수를 정산해 흥신소 업자에게 200만~300만 원씩 받는 등 총 3,954만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 공판은 이달 28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