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패드(벽에 부착된 출입문·조명·가전제품 통합제어장치) 해킹 때문에 사생활이 담긴 영상이 불법 유통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자, 경기 용인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해킹 방지 시스템을 도입했다.
7일 용인시에 따르면 기흥구 보정동 롯데캐슬 하이브엘, 처인구 모현읍 힐스테이트 몬테로이, 수지구 죽전동 e-편한세상 죽전 르피미어포레 등 지역 내 9개 아파트 단지(5,442세대)가 설계 단계부터 세대 간에 방화벽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들 아파트는 내년 8월부터 순차적으로 준공된다.
최근 준공한 아파트는 대부분 월패드 시스템을 구축해 각종 편의 장치를 한 곳에서 통제하는 경우가 많다.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 월패드가 해킹을 당하면 카메라를 통해 사생활이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현재는 월패드 해킹을 방지할 법적·제도적 기준이 없는 상태다. 이에 용인시는 2019년 12월 공동주택 계획 및 심의 검토 기준을 마련해 ‘공동주택 내 단지망 및 세대망은 물리적 또는 논리적으로 서로 분리해 홈네트워크 설비의 보안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계획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물리적 망분리’가 되면 메인서버가 해킹되더라도 세대별 정보 노출을 차단할 수 있다. ‘논리적 망분리’는 해킹방지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메인 서버와 각 세대 월패드 사이에 정보를 주고받을 때 통신 암호화 보안채널을 적용한다.
용인시 관계자는 “월패드를 통한 사이버 해킹이 논란이 됐지만 관련 규정이 없어 신설 아파트 입주민 보호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규정을 신설했다”며 “내년 8월부터 사이버 해킹 차단시스템을 도입한 아파트들이 준공되면 월패드를 좀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