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7일 ‘침묵’에 잠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식 참모회의를 열지 않았다. 월요일마다 하는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도 미뤘다. 대통령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민감한 시기인 만큼,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지 않도록 입을 꾹 다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주요 참모진과 현안을 살펴보는 티타임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경북 울진 화재 상황 등을 점검했다. 그러나 국민에 국정 방향을 설명하는 수석보좌관회의, 총리와의 주례회동은 모두 취소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선거를 이틀 앞둔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대형 산불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경북 울진, 강원 삼척 화재현장을 찾아 이재민을 격려했다. 정치와 무관한 민생 행보였지만, 잦은 외부 활동은 자칫 선거 개입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게 청와대 우려다. 문 대통령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영ㆍ호남을 방문해 야당의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사전투표 관리부실 논란을 심각하게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구지만, 크게 보면 문 대통령 역시 선거 관리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선관위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정부도 지원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