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월드컵이 열리는 멕시코에서 팬들의 충돌로 경기가 중단되는 최악의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명확한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7일(한국시간) ESP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일 멕시코 중부 케레타로의 코레히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리그 케레타로와 과달라하라 아틀라스의 경기에서 관중석에 있던 양 팀의 팬들이 충돌했다. 홈팀인 케레타로가 0-1로 밀리고 있던 상황에서 케레타로 팬과 아틀라스 팬 사이에 시비가 붙었고 난투극으로 번졌다. 후반 18분쯤엔 일부 팬들이 싸움을 피하기 위해 필드로 난입하기도 했다. 결국 페르난도 게레로 주심은 안전을 위해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경기 중단 이후에도 경기장 곳곳에서 유혈 사태가 이어졌다. 사람들을 향해 물건을 던지거나 다수의 사람이 한 명을 폭행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보안요원들의 제지로는 부족했다. 케레타로주 공식 발표에 따르면 여성 2명 등 26명이 다치고 9명이 병원으로 후송됐다. 3명은 심각한 부상으로 중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최악의 폭력 사태가 발생하자 미켈 아리올라 멕시코 프로축구 리그 회장은 당분간 모든 경기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멕시코 축구연맹은 성명을 통해 "축구의 정신에 반하는 이러한 일들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우리시오 쿠리 케레타로 주지사는 "어제 있었던 일은 나를 고통과 수치심, 분노로 가득 차게 한다"고 말했다.
축구연맹 등 주최 측의 허술한 관리에 대한 질타도 이어지고 있다. 축구팬들 사이에선 멕시코의 월드컵 개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멕시코는 미국, 캐나다와 함께 2026년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는 국가다. FIFA는 성명을 통해 "월드컵 개최국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니 정말 슬픈 날이다"라며 "폭력은 절대 용서할 수 없는 행위다. 멕시코 축구협회 등에 명확한 진상 조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