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선을 나흘 앞두고 정찰위성 개발을 내세워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다. 올해 들어서만 극초음속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9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북한은 의도가 무엇이든 대선정국에서 대북 강경론을 부추기는 긴장도발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조선중앙통신은 6일 ‘미사일’ 언급은 없이 “여러 지상 위성 관제체계들의 믿음성을 확증했다”고 주장했으나 믿기 어렵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위성사진의 조악한 해상도를 보면 정찰위성 개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준비하는 명분에 불과하다. 위성을 궤도에 올리려면 장거리 로켓이 필요한데 로켓의 탄두부만 교체하면 ICBM으로 전용이 가능하다.
북한은 올 들어 ICBM 모라토리엄(발사유예) 철회를 시사해온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북중러 안보협력 강화의 기회로 삼는 행보도 하고 있다. 북한은 중국마저 기권한 러시아 비판 유엔총회 결의안에 반대하며 미국 패권주의에 책임을 돌렸다. 물론 신냉전 구도가 한반도에 등장하면 북한이 모라토리엄을 해제해도 중러가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하지만 국제정치의 유동성이 커진 지금 일방적 행보와 긴장 도발은 강대국 논리에 휘말릴 위험만 높인다는 사실을 북한은 직시해야 한다. 정부도 도발 억제를 위한 중러 외교에 진력하되 ICBM 발사 등 다가오는 위기국면을 미일과 냉정히 준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