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링컨 폴란드 방문 “난민 지원” 약속… 우크라 외무 “무기 지원” 호소

입력
2022.03.06 10:16
6면
쿨레바 "전투기 지원·비행금지구역 설정 필요" 요청
블링컨 "폴란드 조치 감사"…폴란드 "난민 보호할 것"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수용하고 있는 폴란드 국경 지역을 방문해 러시아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과 난민 지원을 약속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미국에 무기 추가 지원을 요청했고, 폴란드 외무장관과 총리도 러시아에 맞선 국제사회의 협력과 연대를 강조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블링컨 장관은 폴란드 국경에서 쿨레바 장관을 직접 만나 미국의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쿨레바 장관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전투기, 공격기, 방공 시스템”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정치ㆍ경제적 압박을 지속하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한다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또 우크라이나 상공에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방침에 대해 “나토가 행동하기를 주저하면 그 대가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치러야 한다”며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재차 요청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 전례 없는 대(對)러시아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블링턴 장관은 코르쵸바 국경 검문소와 우크라이나 피란민 3,000명이 머물고 있는 난민 수용소도 방문했다. 이날까지 우크라이나를 떠난 피란민은 120만 명으로, 그중 82만7,600명이 폴란드로 넘어왔다. 헝가리, 몰도바, 루마니아, 슬로바키아보다 월등히 많다. 국경 인근 소도시 제슈프에서 즈비그뉴 라우 폴란드 외무장관과 회담한 블링컨 장관은 “폴란드인들은 자유를 수호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면서 “폴란드는 이번 위기 대응에 필수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사의를 표했다. 또 미국이 우크라이나 피란민 수용 국가를 지원하기 위해 27억5,000만달러(약 3조3,500억 원)를 지원할 계획이라는 사실도 언급했다.

라우 장관은 “러시아의 공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인도주의적 위기를 불러일으켰다”며 “폴란드는 피란민을 위해 열려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아울러 “우리는 조만간 100만 명을 넘어설 피란민들을 조직적이고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면서 “피란민을 국적에 따라 차별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도 이날 블링컨 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러시아에 대해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모든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ㆍ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시켜야 하며 자산 동결은 최대한 광범위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표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