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줄 서는 이재명, 새치기 윤석열?"
대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4일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이런 제목의 글이 확산했다. 실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블로그 등에 게재된 내용을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줄을 선 다른 유권자 사이에서 기다리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곧장 투표소로 들어가 용지를 받는 장면이 나온다.
얼핏보면 윤 후보가 새치기하거나 '의전' 등의 혜택을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게 국민의힘 측 설명이다. 이런 말들이 나오게 된 것은 두 후보가 선거 운동과 유세 일정에 맞춰 투표한 곳의 지역 상황 때문이라는 것.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오전 9시쯤 서울 중구 소공동주민센터에서 일반 시민들과 함께 줄을 선 뒤 9시 25분쯤 투표했고, 윤 후보는 오전 9시 부산 남구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했다.
사전투표는 관내, 즉 해당 투표소 지역 내에 거주하는 이들과 관외, 해당 투표소 지역 외에 거주하는 이들이 나눠져 투표한다. 사람들이 대기하는 줄도 각각 나뉘어 2개다.
이 후보가 투표한 곳은 기업과 관공서가 즐비한 서울시청 인근 한복판 오피스 타운이라 거주자보다 직장인들이 많다. 관외 유권자들의 투표 줄이 길 수밖에 없고, 경기도가 거주지인 이 후보 역시 한참을 기다려야 했던 것이다. 이 후보와 동행한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도 이날 투표줄을 서며 "(관내에) 사는 주민은 2,300명밖에 안 되는데 서울시청 주변에 직장인이 10만~20만 명"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반면 윤 후보가 투표한 부산 남구는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많아 거주자가 많고 외부인의 발길이 적은 지역이다. 따라서 관외 유권자인 윤 후보는 줄을 서지 않고 투표할 수 있었던 것이다. 국민의힘 공보단 역시 "당시 투표소 내 관외선거인 줄은 대기자가 없어 입장과 동시에 투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윤 후보는 절차에 따라 투표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새치기했다'는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이들에 강력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는 거주지 인근인 서울 서초1동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마쳤고,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는 선거일인 9일에 투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