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장군, 전투 중 우크라이나 저격수 공격에 사망"

입력
2022.03.0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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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러시아 매체들
수호베츠키 소장 "작전 중 사망" 소식 전해
공수부대 출신 베테랑, 크림반도 등 참전 경력
이번 전쟁에서 사망한 러시아군 최고위 인사


러시아군 장성이 우크라이나에서 전투 중 조준 사격에 사망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군의 격렬한 저항 속에서 러시아군의 피해가 커지며 충격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3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군 중앙군구 제41연합군 부사령관인 안드레이 수호베츠키(47) 소장이 2일 사망했다. 매체들은 그의 동료이자 '러시아 공수부대 연합' 대변인인 세르게이 치필로프가 러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브콘탁테(VKontakte)에 게시한 글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현재 그의 사망 경위와 장소 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부 전문가는 그가 ‘공수 작전’ 중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디펜던트와 미러 등 영국 매체는 군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우크라이나군의 저격수(스나이퍼)의 조준 사격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의 카밀 갈레프 연구원은 트위터를 통해 "공수부대로서 투입된 군인이 '작전 중 사망'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규군의 저항을 아예 예상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푸틴 대통령이 공수군을 투입하는 '충격 요법'을 통해 쉽게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계산했다는 의미다.



우크라이나 매체에 따르면 수호베츠키 소장은 공수부대 출신으로 7공수사단 사령관을 지냈다. 용맹 훈장을 두 차례 수상했고 러시아의 북코카서스와 압하지아, 시리아 등지에서 작전에 참여했다.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합병할 때도 역할을 담당하는 등 주요 작전에 투입되면서 초고속 진급했다.

수호베츠키 소장은 이번 전쟁에서 사망이 확인된 러시아 군인 중 최고위 인사라는 점에서 러시아군에 미치는 여파가 만만찮을 전망이다. 탐사보도매체 '벨링캣'의 크리스토 그로체프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사망이 확인된다면 이는 러시아 군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러시아는 자국 군대의 인명피해를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앞서 1일에는 크라스다노르 주의 베냐민 콘드라체프 지사가 지역 출신인 정찰중대 대장 알렉산더 리센코 대위의 사망 소식을 발표했다. 또 러시아 국방부는 2일 공식적으로 자국군 최소 498명이 숨지고 1,597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 군 피해가 최소 9,000명이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쟁 상황에서 집계가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