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공 8일차’ 러시아군 자포리자 원전 공격으로 화재 발생

입력
2022.03.04 09:04
원자로 6기 보유한 유럽 최대 규모 원전
포위 당한 마리우폴 장악하면 남부 전선 확보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8일째인 3일(현지시간) 양측의 정전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러시아군의 공격은 계속됐다.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최대 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한 남동부 자포리자주(州)에 집중 포격을 퍼부으며 진입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남동부 자포리자주 도시 에네르호다르에 있는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했다.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원전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전 시설 파괴로 방사성 물질 누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에서 가동 중인 원자로 15기 중 6기를 보유한 가장 큰 원전이다. 유럽 최대 규모 원전이기도 하다. 러시아군은 북부 체르노빌 원전 지역은 지난달 24일 장악했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탱크가 도시 안으로 진입했으며, 포격이 계속됐다. 특히 원전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뚫고 들어왔으며, 사이렌이 울린 뒤 원전 주변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 올랐다. 드미트로 오를로프 에네르호다르 시장에 따르면 시내 주택과 건물도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았으며, 일부 지역은 전기와 수도 공급이 중단됐다.


수도 키이우(키예프), 제2도시 하르키우(하르키프)와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도 거센 공격을 받으며 함락 위기에 놓여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키이우 주변에서 여전히 전투가 계속되고 있으며, 러시아군이 키이우 서쪽뿐 아니라 서남부와 남부 방향에서도 포위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맹공을 받고 있는 마리우폴도 러시아군에 포위돼 외부로부터의 물자 공급이 차단되고 전기와 수도, 난방까지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이 남부 헤르손에 이어 마리우폴까지 장악하면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해 완전한 육지 회랑을 구축해 남부 전선의 주요 작전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돈바스 지역 반군도 러시아군과 함께 마리우폴 북서쪽으로 진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