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방역'에 누적감염자 겨우 7%... 얼마나 더 걸려야 끝날까

입력
2022.03.0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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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멀었나, 거의 다 왔나… 관건은 ‘숨은 감염자’ 
확진 20만명 3주 지속, 숨은 감염자 2~3배라면 
인구의 30~40% 감염 뒤 하락 곡선 그릴 듯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0만 명 안팎까지 치솟으면서 도대체 대유행이 언제까지 갈지, 몇 명이나 더 감염되면 잦아들지에 관심이 쏠린다. 누구도 정답은 모른다. 국내 변수도 워낙 많은 데다 외국보다 방역 수준과 예방접종률이 높아 직접 비교도 어렵다. 전문가들 의견을 종합해보면, 조금은 더 참아야 할 것 같다. 관건은 ‘숨은 감염자’다.

확진자 수보다 실제 감염 더 많다

3일 0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총 369만1,488명으로, 전체 인구(약 5,184만 명)의 7.1%다. 확진자 수가 정점을 지나 지금은 오미크론 유행 전 수준으로 줄어든 미국, 영국, 프랑스의 감염 인구 비율이 각각 약 25%, 28%, 34%인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다. 이 수치만 보면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에 감염돼야 대유행이 잠잠해지는 것 아니냐는 암울한 예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숨은 감염자를 감안하면 공식 집계된 확진자 수보다 더 많은 사람이 이미 코로나19를 앓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델타 변이 유행 전까지는 우리 검사 체계가 실제 감염자의 절반 정도를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감염 인구가 집계된 확진자 수의 2배는 될 거라는 의미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 이후엔 숨은 감염자가 더 늘었을 가능성이 높다. 증상이 없거나 약해 감염을 모른 채 지나갔거나 검사 필요성을 못 느낀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PCR검사 양성만 집계하기 때문에 실제보다 확진자 수가 적게 잡히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감안하면 실제 감염자는 공식 확진자 수의 적게는 2, 3배, 많게는 3~5배에 이를 것으로 추측된다.

정점 찍고 얼나마 지속될까 ... 5일? 2주? 한달?

하루 신규 확진자가 당분간 20만~30만 명대를 오가고, 이 정도 선에서 정점을 찍을 거란 예상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공통적이다. 다만 정점을 찍은 후 얼마나 급격히 떨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누적 확진자 수가 7%로 워낙 적으니 20만~30만 명 감염 수준이 짧게는 2, 3주, 길게는 한 달까지 유지될 거란 예상이 있다.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률이 워낙 높아 4, 5일 정도면 끝난다는 예측도 있다.

예를 들어 20만 명대 확진이 3주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확진자는 420만 명 나온다. 만약 숨은 감염자 규모까지 포함한 실제 감염자 규모가 3배라면 1,260만 명이 더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의 누적 확진자 수치(약 370만 명)에도 숨은 감염자를 반영할 경우 740만 명으로 불어날 수 있다.

따라서 숨은 감염자를 고려한 3주 뒤 누적 확진자 예상치를 단순 계산하면 둘을 합친 2,000만 명이 된다. 이는 전체 인구(5,100만 명)의 약 40%에 이른다. 실제 숨은 감염자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감염 인구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

10명 중 3명 걸리면 꺾이려나

올 1월 오미크론이 번진 지 두 달 만에 '유행 종식'을 선언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국민의 70%가 항체를 보유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10명 중 7명이 걸린 뒤에야 대유행이 끝난 것이다. 남아공의 3차 접종률은 1.9%밖에 안 된다. 반면 우리는 61.5%나 된다. 미국(28.2%), 영국(57.0%), 프랑스(54.7%)보다 높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예방접종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변수를 감안하면 인구의 30% 이하가 감염돼도 유행이 꺾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백신 효과가 시간이 갈수록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40%가 걸릴 때까진 유행이 어느 정도 지속될 거란 예상도 있다. 유행 양상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한 과학자는 “작은 차이가 큰 결과를 만들어내는 시점이라 확답은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김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