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무명가수전' 시즌2 연출을 맡은 윤현준 CP와 채성욱 PD가 음주운전 혐의로 자숙에 들어갔던 가수 한동근의 출연 관련 논란에 입을 열었다.
지난 3일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 시즌2 윤현준 CP와 채성욱 PD가 본지와의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기획 과정에서 겪었던 고민과 보람 등을 전했다.
'싱어게인2'는 첫 회 시청률 7.811%로 시작해 마지막 회 8.659%로 마무리했다. '싱어게인'은 한번 더 기회가 필요한, 아직 무대를 꿈꾸는 무명 가수들이 '유명 가수'가 되기 위해 펼치는 오디션이다. 시즌1에서는 가수 이승윤 정홍일 이무진이라는 스타를 배출했다. 실력과 개성을 겸비한 73팀 무명가수들이 총출동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먼저 채성욱 PD는 "시즌 1이 너무 잘 돼서 걱정이 많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감사드린다. 코로나 이슈 속에서 무사히 잘 마쳤다"고 보람된 마음을 드러냈다. '싱어게인2'를 제작 기획하는 단계에서 지난 시즌의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또 다른 원석을 발굴하는 것에 대한 고민도 컸을 터다.
윤현준 CP는 "고민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두 번째 시즌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초심을 찾으면서 (지난 시즌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고자 했다. 원석 발굴보다 기존 가수들이 참여하고 재발견에 대한 문제였다. 지원자들을 믿고 열심히 연출했다"고 말했다.
채 PD는 "초심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즌1의 기조를 유지하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 시즌과의 차별점은 출연자다. 더 다양한 지원자가 나오면서 여러 매력을 보이고자 했다. 또 시즌1보다 조명, 음향 등 출연자들이 집중 받을 수 있도록 무대 수준을 디테일하게 올렸다"고 설명했다.
채 PD의 말대로 '싱어게인2'은 연출적으로도 성장을 보였다. 시청자들은 제작진의 고민을 고스란히 이해했고 호평을 던졌다. '싱어게인'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착한 예능'이다. 출연진의 진정성을 제작진이 오롯이 알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메시지이자 의도다. 윤 CP는 "출연자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았다. 그저 어떻게 이분들을 응원할지 뿐이었다. 조언과 힐난은 한끗 차이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착한 오디션이라는 생각을 해주시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 시즌을 무사히 마무리했고 앞으로 나아가는 지금의 마음가짐은 어떨까. 윤 CP는 "시즌1은 무명가수의 마음이다. 설레고 잘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시즌2는 한 번 해 봤기에 더 어려웠던 지점이 있다. 전 시즌과 비교하는 것들이 좋진 않다. 시청자들이 머리를 다 비우고 봐주셨길 바랐다. 기시감, 고정관념을 어떻게 떨쳐낼지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출연자들의 무대를 향한 열정에 집중하면서 갈등이나 경쟁은 잠시 뒤로 미뤄뒀다.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제작진의 개입은 최소화됐다. 이는 서바이벌이 부담스러웠던 '재야의 무명'들에게 참여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채 PD에 따르면 '싱어게인'은 스타를 뽑는 오디션이 아니다. 다양한 장르, 새로운 스타일의 가수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요소다. 윤 CP는 "항상 뻔한 얘기지만 출연을 결심하고 도전하는 가수들의 진정성을 이해하고 화답하는 심사와 MC, 제작진 덕분"이라면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채 PD는 안타깝게 탈락한 이들을 떠올리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비주류, 대중성이 많이 없는 무명 가수들이 더욱 기억에 남는단다. '싱어게인'이 아니면 주목을 받기 어려운 가수들을 두고 "대중성과 자신의 스타일을 고민한 분들이다. (경연을 통해) 많이 성장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제작진으로서 뿌듯하기도 하다"고 했다.
이 가운데 30호 한동근의 출연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에 올랐다. 과거 음주운전 혐의로 자숙에 들어갔다가 '싱어게인2'로 재기를 노린 한동근을 두고 시청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이와 관련 윤 CP는 "어떤 오디션을 하던 공정해야 한다. 연출진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지원 기준에 한동근이 부합됐다. 제작진들 역시 논란을 알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한동근의 출연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행동에 대해 책임을 졌다. '싱어게인2'는 재기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제작진도 실력이 있고 조건에 맞는 사람을 탈락시키는 것에 대한 고민을 했다. 그래서 심사위원에게 판단을 맡겼다. 맞고 틀림은 누가 판단할 수 없다. 많은 고민 끝에 내린 제작진의 결론이었다"고 소신을 강조했다.
연출진은 프로그램의 중심을 도맡았던 이승기와 심사위원단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먼저 윤 CP는 "이승기는 전문 진행자 만큼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무명가수의 고충을 이해하는 것에 대해 이만한 적임자가 있을까 하는 훌륭한 MC였다. 가끔씩은 제작진 이상으로 아이디어를 낸다. 좋기도 하면서 더 열심히 하게 한다. 기특하게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채 PD 역시 "이승기는 무대에서 출연진에게 디테일한 조언을 많이 전한다. 시간을 더 가지라고 여유를 주기도 한다"고 비하인드를 덧붙였다.
또 유희열 이선희 등 다양한 심사위원단을 두고 윤 CP는 "유희열은 심사 타짜다. 적재적소에 해야 할 말을 한다. 유희열이 없다면 이렇게 진행될 수 있을까. 중심을 잡는 심사위원장이다. 이보다 더 좋은 심사위원이 있을까. 이선희는 계신 것만으로도 무게가 있다. 심사위원 구성의 획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싱어게인' 연출진은 여전히 또 다른 무명 가수들을 기다리는 중이다. 많은 출연자들이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도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에 성공한다. 여기에는 '싱어게인' 만이 할 수 있는 연출의도와 진정성이 든든하게 뒷받침됐다. 인터뷰 말미 채 PD는 "수많은 복권 같은 지원자들을 찾아 유명 가수로 빛이 나길 바란다"면서 '싱어게인'의 초심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