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하게 춤추는 '유령거미' 아시나요

입력
2022.03.03 15:30
국내서 10종 새로 발견


거미줄을 건드렸을 때 조류 등의 천적에게 혼동을 주기 위해 몸을 격하게 흔드는 모습이 마치 유령을 닮았다고 해 이름 붙은 '유령거미류' 신종 10종이 국내에서 발견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토양 무척추동물 다양성 연구'를 통해 산지성 유령거미류 신종 10종을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유령거미류는 거미목 유령거미과에 속하는 거미 종류로, 작은 몸에 비해 다리가 매우 길다. 집이나 건물 안, 산지 등 다양한 곳에 서식한다.

이번에 발견된 신종은 산지성 유령거미류로, 목이유령거미 집단에 속한다. 산에서 발견되는 유령거미류는 특유의 얼룩무늬를 갖고 있으며, 산지의 암벽이나 바위틈에서 소수로 무리를 짓고 생활한다.

목이유령거미 집단은 2011년 오스트리아 후버 박사가 처음 지정했다. 국내에서는 1978년 목이유령거미를 비롯한 6종이 처음 기록된 뒤 현재까지 37종이 보고됐다. 이들은 우리나라와 중국 등 극동아시아에만 분포하고 있으며 대부분 각 나라 및 지역별 고유종이다.

신종 유령거미들은 서울과 인천, 강원도, 충청도 등 중부지방에서 채집됐다. 특히 수락유령거미와 인천유령거미는 서울 수락산, 인천 계양산 등 도심 내 산지에서 발견돼 이목을 끌었다. 산지성 유령거미류는 우리나라 고유 생물자원일 뿐 아니라 각지의 숲 생태계에서 다양한 곤충과 다른 거미를 잡아먹는 포식자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종의 서식범위가 좁고 지역마다 다른 종이 출현하고 있어 환경 지표종 및 생물지리학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재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에 발견된 신종 유령거미류들을 올해 상반기 중 동물 관련 국제학술지에 게재할 계획이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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