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서예지·배성우의 복귀, 여론이라는 숙제

입력
2022.03.07 09:56

한때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서예지와 배성우가 비슷한 시기에 복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사생활 논란과 음주운전 혐의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순 없지만 부정적인 여론을 딛고 새로운 작품을 만나겠다는 의지는 비슷하다. 논란 외에 두 배우의 공통점이 있다면 입증된 연기력이다. 이들이 자신의 무기를 가지고 다시 주연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을까.

복귀작 tvN 새 드라마 '이브'가 올해 편성이 정해진 만큼 서예지는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복귀를 목전에 두고 소속사를 통해 내놓은 몇 줄의 사과문은 오히려 대중의 반감을 샀다. 물론 사과 없이 활동을 이어가는 것보단 낫지만 타이밍이나 사과의 방식 등에서 진심이 덜 느껴진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서예지는 지난해 4월 배우 김정현과 열애설 및 가스라이팅 의혹, 학력 위조설, 학교 폭력 의혹 등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1년이라는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화려한 성적을 거뒀지만 비판 여론이 형성되면서 백상예술대상 등 시상식에 불참했다.

그의 사생활 논란이 범법 행위는 아니지만 주력 장르인 로맨스물에서 몰입감을 어느 정도 와해시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작품의 흥행과 더불어 스스로의 꼬리표를 떼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서예지의 어깨를 짓누를 터다.

더 큰 난관을 겪고 있는 배성우도 최근 복귀를 알렸다. 배성우는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지인과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적발 당시 배성우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이후 배성우는 "변명과 핑계의 여지가 없는 내 잘못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사과했다. 이 사건으로 출연 중이던 SBS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하차했으며 소속사 대표인 정우성이 그의 빈자리를 채우는 전대미문의 해프닝이 벌어졌다.

최근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로 배성우의 복귀가 확정되면서 자숙의 기간이 벌써 끝난 것이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배성우는 지금도 충분히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자숙하고 있다. 오랜 고민 끝에 출연을 결정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더욱 연기에 매진하는 모습 보여 드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배성우는 얼룩진 이미지 회복이 시급해 보인다. 그간 친숙한 인물을 주로 맡았던 이유가 크다. 지난 2017년 방송된 드라마 '라이브'에서 지구대 근무 경찰 역을 맡았던 것도 그의 바르고 소시민스러운 이미지가 크게 기여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안방극장이 아닌 스크린을 복귀작으로 확정지은 것은 비난에 대한 우회적 선택일까. 하지만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을 쫓겨나듯 퇴장한 배성우에겐 아직까지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이제 두 사람에겐 여론이라는 숙제가 남았다. 복귀를 앞두고 대중의 싸늘한 반응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하는 순간이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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